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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용수 할머니, 김어준의 배후설에 "다신 그런얘기 하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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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6일 오후 JTBC 뉴스룸 인터뷰에 출연해 일각에서 제기된 기자회견 배후설을 두고 “다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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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기자회견문을 다른 사람이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무식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건 제가 삐딱삐딱 썼다. 옆에 딸이 있으니까 빨리 쓰니까 요대로(내가 말한 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또한 이 할머니는 “당신도 내 나이 돼 보세요. 그게 똑바로 써지는가. 그런 거 가지고 트집 잡아서 하는 거 아니다. 다신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배후에는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에 '사과보다 보상이 우선'이라는 최씨의 논리가 등장하고 정치권에서 쓰는 용어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당사자인 이 할머니가 이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

이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 이후 정의기억연대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측의 연락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30년 동안 정대협, 정의연과 활동해오면서 후원금 관련해서 모금 액수나 용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할머니는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읽기도 했다. 두번째 기자회견을 마치고 25일 자정부터 2시간 동안 직접 쓴 글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의 제목은 ‘영원한 선물’로 위안부 여성들을 나무로 비유한 세 문장의 짧은 글이었다. 이 할머니는 글을 읽으며 “저를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용수 할머니 작성 글 전문>

나무는 나무인데 크지도 작지도 않고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나무. 꽃은 피지 않지만 잎은 푸른 잎으로 아름답지만 풍기는 자세와 보일 수 있는 모양은 고귀하면서도 갸날픈 모양. 현대도 아니고 조선의 역사적인 나무이며 향기도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로 조심스레 풍기는 역사적인 위안부 나무입니다. 한 그루, 한 그루 세계 평화와 사랑으로 세계에 계시는 분들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를 잊지 말아주세요. 이용수 드림.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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