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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글로벌 경영시계 또 다시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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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 부회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소환 조사

(지디넷코리아=정진호 기자)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글로벌 경영행보를 재촉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시계가 또 다시 안갯속이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8시쯤 비공개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에 출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12시간이 넘도록 신문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이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하는 등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현장 경영을 이어가던 참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또 다시 어려움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재계의 우려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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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7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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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승계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네 혐의로 구속돼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이후 지난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경영승계 의혹을 둘러싼 또 다른 재판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지난 2015년 7월 이뤘다. 그해 5월 26일 이사회 결의 이후 52일만인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이 가결됐다. 당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두 회사 간 합병비율(1대 0.35)이었다. 제일모직 1주와 삼성물산 0.35주로 비율을 맞춘 것이다. 삼성물산 주주 일부가 반발했고, 그래서 일성신약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 무효 소송를 냈지만 1심 재판부가 "자본시장법에 의해 합병 비율이 산정됐고 삼성물산의 합병이 부당하고 불공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후 잊혀졌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문제는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 수사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처음엔 단순 '분식회계 의혹'에서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 승계를 위한 분식'이라고 규정하면서 복잡하게 번졌다. 현 검찰은 합병 당시 옛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당시 핵심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방식을 변경했고,결국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경영승계와 직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 조사도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사전 합병 보고를 받았는지, 경영진들의 모의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여러 청문회 자리에서 "합병 비율이라는 것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이 정당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금융당국도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으니)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 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겠다는 자문에 대해 '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말 시민단체가 이에 의문점을 제기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증선위)도 이후 판단을 몇 차례 달리하면서 '분식회계냐, 아니냐'를 놓고 혼란이 가중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당시 기업의 재량권을 폭 넓게 인정하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K-IFRS) 기준으로 적법하게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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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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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또 다른 재판 해야 하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검찰이 합병의혹 사건을 재판에 넘기게 되면 삼성은 또 다른 지루한 법정 공방을 이어가야 한다. 삼성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 그 자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네 혐의로 구속돼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이후 시스템반도체 1등을 목표로 한 '반도체 2030', AI 연구센터 설립 및 펀드 발족, 180조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전장-바이오 사업 미래 먹거리 발굴 등 미래 경영에 몰두해 왔다. 생존을 위해 미래 혁신경영에 매달리기도 바쁜 와중에 또 다른 사건에 연루된다면 그야말로 앞이 깜깜해진다.

삼성은 이날 '공식 입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 안팎에서는 "4년 가까이 이어지는 재판과 검찰 조사에 지칠대로 지쳤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였던 베스트바이 등 미국 대형 유통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50여일 이상 문을 닫고 최근에야 주마다 서서히 문을 여는 등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이 매우 비관적"이라며 "더욱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 기업 보복에 나서겠다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 시국에 글로벌 기업 삼성이 사법 리스크로 또 다시 경영시계가 제로가 된다면 미래 지속 성장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호 기자(jhjung70@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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