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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보안법` 시위 격화…"中 두려워 이민까지 고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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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이른바 '홍콩 보안법'을 입법하겠다고 밝히자 홍콩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당국이 무력으로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경찰이 시위대를 위협하거나, 상점에서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는 정황 등이 속속 포착됐다.

홍콩 지역 내 혼란은 앞서 이달 중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필두로 현지 언론 매체들이 중국 정부의 '국가보안법' 제정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국가보안법은 "홍콩 내의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행위를 금지·처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의무적으로 국가안보 교육을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해 7개 조항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표면적으로는 홍콩 일대의 치안을 보장하고 타국의 내정간섭을 차단하기 위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독립을 불허하고 직접 통제하기 위해 마련하는 법적 근거라는 분석이 많다.

SCMP 등은 이 법안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홍콩 자치에 대한 인내심과 믿음을 잃을 수 있다"면서 "오는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그 전에 (당국이) 국가보안법 제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홍콩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잠잠해진 민주화 운동 열기가 되살아났다.

시민들은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을 중심으로 연일 거리로 나와 자치권 보장을 요구했고, 이전부터 강경 진압을 해온 홍콩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다.

분노한 홍콩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지 상황을 중계하는 등 국제 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한 홍콩 시민이 지난 23일 SNS에 게시한 영상에는 중무장한 경찰들이 상점에 들이닥쳐 음료 등을 챙긴 뒤 나중에 돈을 지급하겠다는 말만 하고 떠나는 장면이 포착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영상에 등장한 경찰들은 대부분 방독면 등을 착용한 채 권총과 고무탄 발사기, 진압봉 등으로 무장한 상태로, 군 전투복을 연상시키는 차림을 했다.

한 홍콩 시민은 매경닷컴과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홍콩 시민)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무기력하다고 느낀다"며 "시위도 그렇고, 무엇을 해도 당국의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은 알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중국 정부가 두려워 이민까지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제보자는 "경찰은 우리를 폭행하고, 우리 물건을 훔치고 있으면서도 부정하고 있다. 거리에 있으면 경찰이 시민들을 단순히 체포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폭행하려는 것이 느껴진다"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은 자신들을 희생함으로써 중국 정부가 얼마나 추악한지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오는 6월 4일 '텐안먼(天安門) 사태' 31주년을 맞아 예정된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위를 주도해온 홍콩 범민주 진영은 시위를 지속해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국과 시민들 간 충돌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오는 28일 '홍콩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을 표결할 계획이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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