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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치적’ 삼으려는 트럼프… 美 대선 전에 '방위비' 타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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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과시 위해 결과물 도출” 힘 실려 / “한국, 단년 계약해 시간 버는 것도 방법” / 양국 경쟁적 결과 노출은 방해 요소로

꽉 막힌 협상을 뚫을 수 있는 변수는 11월 미국 대선 전 찾아올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언제 협상이 재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협상에 성과물을 도출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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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물러서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대선 전에는 흐름을 바꿀 마땅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성과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일단 단년 계약을 체결해 시간을 버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그 결과에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 변화의 여지가 있고, 일단은 타협안을 통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수준으로도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인상에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 전이라고 해서 양국이 협상 타결이 이를 계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다만 우리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보다는 잠시 ‘냉각기’를 갖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정부 내부의 일반적인 견해다. 양국이 협상 타결에 실패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이성호 부대표가 경제외교조정관을 겸직하고, 정은보 수석대표가 차기 금감원장에 내정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실무진 협상을 다시 하지는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명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다. 이미 방위비 협상은 외교부를 떠나 청와대가 다뤄야 하는 문제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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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연합뉴스


잠정 타결 국면을 거치며 지금으로선 승패가 명확히 갈리는 싸움이 된 것도 양국 정부가 빠른 합의에 이르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차 협상 때까지도 양국은 원래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외부에 알리지 않고 방위비 협상을 진행해 왔다. 언론을 통해 협상 결과가 공유되면 협상에서 선택의 운신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의식하면서 정부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번 협상에서 극도로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실무진 잠정타결 국면을 거치며 오히려 양국 정부가 언론에 경쟁적으로 결과를 공유하는 국면이 형성됐고, 지금으로선 오히려 어떤 결과가 도출되느냐에 따라 누가 협상에서 ‘승리’했는지가 명확하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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