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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독이 든 성배'를 유럽 무대 베테랑들의 경험으로 채운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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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산틸리(왼쪽) 감독과 올레니 코치. 출처 | 야스솀브스키 벵길 SNS, 대한항공 제공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는 대한항공 사령탑을 경험으로 채웠다.

대한항공 수뇌부는 많은 업적을 남긴 박기원 감독의 연륜에 버금가는 지도자를 찾기 위해 지난 한 달여간 고심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게 ‘경험’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처음부터 내·외국인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접촉했다. 외국인은 5~6명의 후보를 추려 산틸리 감독이 최종적으로 남았다”며 “계약 조건, 경력, 국내 V리그에 대한 관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차기 사령탑이 된 로베르토 산틸리(55·이탈리아) 감독의 선임 소식을 전했다. 지난 4년간 대한항공을 이끌며 2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한 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뤄낸 박 감독의 후임 선임이다. 누가 오든 박 감독의 그림자를 쉽게 지울 수 없었다.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되기 쉬울 수밖에 없는 조건의 자리였다. 대한항공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우승 언저리에만 맴돌던 팀이었지만 현재는 박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V리그 정상권으로 도약했다.

박 감독의 후임인 산틸리 감독은 지난 2002년 21세 이하(U-21) 유럽선수권에서 이탈리아를 이끌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후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등에서 프로팀을 맡았다. 2017~2018년에는 호주 남자 배구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프로와 국가대표에서 경륜을 쌓은 지도자인 셈이다.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을 보좌할 인물로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43)도 영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산틸리 감독의 추천으로 코치를 데려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올레니 코치는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인물로 이탈리아, 러시아, 폴란드 등 프로에서 15년간 활동했다. 유럽 무대에서 선진 배구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낸 경험이 풍부한 올레니 코치는 지난 2017년 중국 프로팀 상하이 골든 에이지에 몸담기도 했다. 아시아 배구의 이해가 전무한 것도 아닌 만큼 산틸리 감독의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지난 2010~2011시즌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반다이라 마모루(일본) 감독에 이어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남자부에서는 사상 첫 외국인 지도자다. V리그 남자부 최초로 유럽 배구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의 선진 배구를 접목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배우도록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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