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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북 방사포에 전술핵 탑재 땐 “한국, 머리에 핵 이고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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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포병·전략무력 꺼내들자

“전술핵 개발·증강 신호탄” 관측

미국 본토 타격 ICBM과 달라

한국, 맞대응 전력 찾기 어려워 비상

중앙일보

북한이 지난해 8월 24일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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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포병’과 ‘전략 무력’을 꺼내든 것을 놓고 북한이 전술핵 개발과 증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이 회의에서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며 “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강조했다. 대북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핵을 뜻하는 ‘전략 무력’과, ‘포병 전력’을 결합할 경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에 핵탄두를 장착해 ‘핵 무력’을 결정적으로 확장하는 전술핵 위협이라는 분석이 25일 나왔다. “재래식 무기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등장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920㎜급), 대구경 조종방사포(400㎜급), ‘북한판 에이태큼스’인 전술지대지미사일(600㎜ 이상), 초대형 방사포(600㎜급) 등 4종 신무기에 핵탄두를 탑재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직경 600㎜, 탄두 능력 200~300㎏인 핵탄두 소형화 기준으로 봤을 때 KN-23에는 이미 핵 탑재가 어렵지 않고, 나머지 신무기에서도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고도할 경우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북한은 이미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병행해 핵탄두 소형화도 계속 추진해 왔다. 북한 핵 실험의 목적 중 하나가 핵무기의 소형화였다.

북한이 전술핵 확장에 진력할 경우 한국엔 완전히 새로운 직격탄이다. 기존 재래식 전력의 우위는 무의미해진다. 그간 미국이 가장 민감해했던 북핵 위협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이었다. 반면 전술핵은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 등을 사정권으로 하지만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아니다. 주한미군은 철수하면 그만인 만큼 북한 전술핵은 한국으로선 맞대응 전력을 찾기 어려운 심각한 위협이 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전술핵을 대거 개발해 실전배치하면 한국은 머리에 핵을 이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들 신무기를 ‘섞어쏘기’ 할 경우 방어가 더욱 어려워져 사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자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의 지위 상승을 보면 우리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 포병 부대의 역할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언급한 전략 무력이 미국을 겨냥한 ICBM이나 SLBM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4종 신무기는 포병 소속이다. 조선중앙통신의 24일 보도에선 박정천 총참모장이 현직 북한군 수뇌부 중 유일하게 군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로 승진했다. 박정천은 포병국장 출신으로, 지난해 정통 야전군이 맡던 총참모장(한국군의 합참의장에 해당)에 임명되며 김 위원장이 포병 주도 전략으로 나서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핵전쟁 억제력’과 관련 “향후 영변에 있는 5㎿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의 재가동과 핵물질 운반 모습을 고의로 위성에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ICBM과 우주 개발을 명분으로 한 위성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향해 핵물질 생산과 ICBM 개발로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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