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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보수 재건”이란 명분으로…야권 잠룡, 하나둘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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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김세연·유승민·김무성, 국회 밖에 사무실 등 속도

낙선 황교안·오세훈·나경원 ‘내상 회복 먼저’ 조용한 행보

‘보수 구심점’ 의욕 …새 인물 없어 ‘그들만의 리그’ 지적도

경향신문

(위 사진)김세연 의원, 유승민 의원, 김무성 의원 (아래)황교안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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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치권 잠룡들이 부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4·15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인사들이 국회 밖에 둥지를 틀고 권토중래를 기약하려는 것이다. 뚜렷한 대권후보가 사라지고 보수 세력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새로운 인물의 수혈이 절실한 터라 기존 인물만으론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15 총선 이후 국회에서 물러난 주요 보수 인사들의 행보는 크게 두 그룹으로 갈린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인사들과 낙선한 이들이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들은 미리 다음 스텝을 준비한 터라 속도도 빠르다. 대표적 인물이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이다.

김 의원은 국회 인근 선유도역 주변에 ‘정치복합공간’을 추구하는 사무실을 최근 마련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그가 대주주인 동일고무벨트가 수년 전부터 사회 공헌·교육·문화 활동 지원시설로 활용하던 공간을 정치 거점화한 것이다. 강의실까지 갖추고 있는 공간에서 김 의원은 바른정당의 싱크탱크였던 바른정책연구소가 만든 청년정치학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년정치학교는 현재 통합당의 다수 청년 정치인들을 배출했다.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 의원이 후진 양성과 보수 재건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김 의원은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1970년대생 경제전문가를 ‘차기 대권 후보’로 지목하면서 주목받은 인물이다. 불출마한 정병국 의원(5선)도 청년정치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나선다.

지난 2월10일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대선 캠프를 구상 중이다. 곧 서울 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경제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김 의원과 유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계 인사들이 적극 나서는 이면에는 보수 재건과 보수 정치권 주류 교체 시점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대계(김무성계)’는 킹메이커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6선의 김무성 의원과 강석호·김성태·김학용 의원 등 무대계 의원들은 서울 마포에 함께 사무실을 열고 보수 정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한발짝 떨어져 정권을 창출하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사무실을 보수진영 ‘사랑방’으로 활용하면서 보수 재건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총선에서 낙마한 중량급 보수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느리다. 총선이라는 변수에 다음 보폭이 늦어진 결과다.

황교안 전 대표는 교육재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떠나지 않아 정치 재개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광진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당선인에게 패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도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잠룡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대부분 검증된 인사들로, 새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였던 새누리당 시절부터 후진 양성을 게을리했던 결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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