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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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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퇴짜' 뉴질랜드 총리 또 화제···생방송 중 강진에도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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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으로 카페에서 입장을 거부당했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엔 TV 생방송 인터뷰 중 강진이 발생했는데도 흔들림 없이 냉정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25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 Newshub )와 생방송 인터뷰 중 지진을 느끼자 잠시 당황했지만(왼쪽) 곧 여유를 되찾고 웃는 모습으로 인터뷰를 이어가 화제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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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오전 8시쯤 국회의사당에서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Newshub )와의 생방송 인터뷰 중 지진을 느꼈다.

카메라에는 흔들리는 조명과 단상이 포착됐다. 아던 총리는 인터뷰 중 흔들림을 감지했다. 그는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지진이 일어난 것 같다. 약간의 흔들림이 있다. 물건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리를 이탈하진 않았다. 그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여유 있는 태도를 유지했다. 손까지 흔들어 보이며 “여기는 괜찮다”며 차분하게 반응했다.

이후 지진이 멈추자 그는 “문제없다. 지진이 멈춘 거 같다”며 “내 주변에 떨어질 만한 물건들이 없다. 구조적으로 안전한 곳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진은 규모 5.8의 강진으로 수도 웰링턴 전역에서 감지됐다. 이 지진으로 웰링턴 지역 기차 운행이 중단됐고, 슈퍼마켓 선반 물건들이 떨어졌다. 아침 출근을 준비하던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등 웰링턴 일대에선 혼란이 일었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아던 총리의 지진 대처 모습은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며 전 세계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네티즌은 그가 지진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는 점을 좋게 평가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 혼자 피신하지 않고 주변 스태프들과 함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부 미국·영국·호주 네티즌은 그들의 지도자와 아던 총리를 비교했다. 호주의 한 네티즌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도 냉정하면서도 자비롭게 행동하는 지도자를 원한다”며 “아던 총리는 ‘함께하는 지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를 잠시 호주 총리로 빌려달라”고 적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면 벌써 도망갔을 것”이라며 “우리는 비겁한 지도자가 아닌 책임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켜야 할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댓글도 있었다.



아던 총리는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에 따라 카페 입장을 거부당했던 사연이 알려져 한 차례 유명세를 치렀다. 당시 남편 클라크 게이포드와 함께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의 ‘올리브’라는 카페를 찾았지만, 규정에 따라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카페 측의 거절로 입장이 거부됐다. 소식이 전해지자 게이포드는 “예약을 하지 않고 간 내 책임이 크다”고 말하며 규정을 지킨 카페 매니저를 칭찬했다.

‘뉴질랜드 최연소 여성 총리’로 알려진 아던 총리는 코로나19에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를 내놓아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직후 국경을 폐쇄하고,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뉴질랜드에서는 아던 총리가 냉정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국민을 설득한 덕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나오고 있다.

뉴스허브가 지난 5~16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아던 총리의 봉쇄조치가 옳았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 아던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1월 말 조사보다 20% 상승한 59.5%로 나타났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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