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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864억 이적 소송…입시업체 '1타강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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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1타 강사'를 둘러싼 입시교육업계의 진흙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업체·강사 간 댓글 비방부터 수백억원대 소송전까지 치열한 공방전에 분위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타 강사에 의존하는 업계의 천수답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국내 유명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교육과 에스티유니타스는 1타 강사 뺏기 논란으로 수백억원 대 법적 분쟁에 들어갔다. 1타 강사는 해당 과목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인기강사를 뜻한다. 이들은 수많은 수강생을 이끌고 다니는 등 일종의 '팬덤'까지 구축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지난 21일 에스티유니타스 등을 상대로 37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속 강사였던 유대종 씨가 에스티유니타스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등 불법적인 행위가 벌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전속계약 위반 유도" vs "내부적 갈등 원인"

머니투데이

메가스터디가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에스티유니타스와 현현교육(스카이에듀) 등에 373억원, 유대종 씨 개인에 491억원으로 모두 864억원에 달한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앞서 진행했던 115억원 규모의 채권 가압류 신청의 후속조치다. 앞서 메가스터디 측은 이달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에스티유니타스와 현현교육(스카이에듀)의 8개 계좌, 115억원의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 이달 8일 승인받았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이에 반발해 이달 15일 가압류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이적 논란에 휩싸인 유 씨는 수능 국어 영역 1타 강사다. 그는 지난해 11월 메가스터디에서 스카이에듀로 소속을 옮겼다. 2016년부터 메가스터디 소속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메가스터디 측은 이번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 "유 씨의 불법적인 이적이 에스티유니타스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며 "부정경쟁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전속강사인 유 씨에게 접근,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적극 권유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유 씨를 상대로도 400억원대의 강의계약 및 부가약정위반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전속계약기간이 온라인 3년, 오프라인은 5년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게 메가스터디 측 주장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해당 강사의 영입 과정은 정당한 절차였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가스터디의 주장은 허위사실에 기반한 악의적 행위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세웠다.

메가스터디와 유 씨의 계약해지는 내부 갈등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설명이다. 에스티유니타스는 "(메가스터디교육 측과) 유 씨와의 신뢰관계가 깨져 전속계약이 계속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허위사실에 기반해 (에스티유니타스에) 떠넘기는 악의적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메가스터디교육 직원들이 전해들었다는 내용도 실제로 체결된 계약의 내용과 계약금, 지급기간, 방법 등에서 모두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진흙탕' 입시 교육업계, 끊이지 않는 1타강사 구설

1타 강사들의 구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이투스교육 소속의 윤리·사회문화 영역 1타 강사 이지영 씨와 메가스터디교육의 수학 영역 1타 강사인 현우진 씨간의 송사가 뒤늦게 알려졌다. 이 씨는 올해 3월 자신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현 씨를 고소했다.

두 인기 강사들 사이의 논란은 '오르비' 등 온라인 수험 커뮤니티에서도 알려지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편 가르기를 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경쟁 강사를 비난·비방하는 등의 불법적인 '댓글조작'도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해 6월에는 대성마이맥 소속의 국어 과목 강사인 박광일 씨가 필리핀에 회사를 차려 경쟁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퍼트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삽자루'로 잘 알려진 1타 강사 우형철 씨는 2017년 이투스교육에서 경쟁업체에 대한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아왔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1타 강사 논란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1타 강사 유무에 따라 유입되는 수강생 단위가 달라지고, 수백억원의 매출이 왔다 갔다 하는데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강사 한 명에게 편중되는 구조가 바뀌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는 반복적으로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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