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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끝내기 만루포' LG 11년 갈증, 라모스가 해결한다[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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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트윈스 라모스가 24일 잠실 kt전에서 9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2020.05.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11년 기다림의 마침표가 찍히고 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활약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가장 완벽한 외국인 4번 타자를 얻었다. LG가 새로운 4번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의 끝내기 만루포로 기적같은 역전승을 달성했다.

늘 꿈꿨던 4번 타자가 마침내 강림했다. 라모스는 24일 잠실 KT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김민수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161.7㎞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잠실구장 우측 외야 관중석으로 향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로써 LG는 9-7로 KT를 꺾고 4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라모스 또한 시즌 7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라모스다.

이전 타석까지는 주춤했다. 라모스는 전날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올시즌 처음으로 4타수 무안타 경기를 했다. 이날도 마지막 타석 전까지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9회말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상의 결과를 냈다. 라모스는 볼카운트 1B2S로 몰렸지만 김민수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패스트볼을 골라냈고 승부구였던 몸쪽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걷어올렸다. 라모스의 끝내기 만루포는 MBC 청룡을 포함한 트윈스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다.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이었던 1982년 3월 27일 이종도를 시작으로 1992년 5월 28일 김영직, 1993년 7월 22일 최훈재, 2009년 4월 10일 페타지니가 만루홈런으로 짜릿하게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이날 라모스의 만루포로 강렬했던 페타지니의 잔상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LG는 모든 구단이 외국인타자를 영입한 2014년부터 번번이 실패와 마주했다. 2014년 조쉬 벨을 시작으로 브래드 스나이더, 잭 한나한, 루이스 히메네스,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까지 8명의 외국인타자를 영입했으나 좀처럼 해답을 손에 넣지 못했다. 빅리그에서 나름 굵직한 활약을 했던 한나한과 로니, 조셉은 부상 혹은 적응 문제로 반 년도 뛰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잔혹사가 반복됐고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겨울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외국인타자를 응시했다. 이름값을 중시하는 게 아닌 최근 활약상과 건강함에 주목했고 고심 끝에 라모스를 선택했다. 첫 번재 목표로 삼은 빅리거 랑헬 라벨로와 계약이 무산되자 곧바로 라모스로 타깃을 전환해 총액 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100만 달러 한계선을 채우지 않고 마이너리그 유망주의 가능성과 성장세에 주목하며 대반전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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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라모스가 24일 잠실 kt전에서 9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쳐낸 뒤 헬멧을 벗어 농구 슈팅을 쏘는 동작으로 세리모니를 하고있다. 2020.05.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리고 라모스는 지금까지 LG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완벽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24일 경기까지 타율 0.350으로 고타율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대포를 쏘아 올린다. 침착하게 공을 고르고 유인구를 참아내며 승리를 이끈다. 1루 수비 또한 절묘한 백핸드 캐치를 앞세워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날 경기 후 라모스는 “야구는 어렵다. 매 경기 안타를 뽑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역전할 수 있게 노력했다”며 “만루홈런과 끝내기 홈런 경험은 있다. 하지만 끝내기 만루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타를 때리기 위해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늘 그랬듯 홈런이 아닌 팀 승리를 강조했다. 라모스는 “늘 말했지만 홈런을 노리고 타격하지는 않는다. 홈런 1위가 됐는데 정말 홈런 숫자에는 큰 관심이 없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타격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홈런은 좋은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자신의 야구 철학을 전달했다.

주전 야수 중 막내지만 침착하고 점잖은 라모스를 앞세워 LG가 정상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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