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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에 LG 졌다면?' 판독 사각지대, 왜 없애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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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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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3회말 1사 1,3루. LG 유강남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정근우가 홈으로 향하고 있다. 3루심이 정근우의 아웃을 선언하면서 정근우의 득점은 무산되고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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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심성 판정이 나왔다. 석연찮은 판정을 당한 팀이 이겼기에 다행이지 만약 졌다면 논란이 더 커졌을 터였다. 비디오 판독 대상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문제의 장면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kt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에서 나왔다. 4 대 4로 맞선 3회말 LG의 공격 때였다. 1사 1, 3루에서 유강남이 우중간 짧은 뜬공을 쳤다. kt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달려와 타구를 잡았다.

LG 3루 주자 정근우는 로하스의 포구 뒤 곧바로 태그업, 질풍처럼 내달려 홈으로 슬라이딩했다. 로하스가 송구했지만 공이 바운드되고 빗나가면서 정근우의 쇄도를 막지 못했다. 정근우는 기쁜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들어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5 대 4로 앞서가는 점수였다.

하지만 LG 더그아웃은 잠시 뒤 찬물이 끼얹어졌다. 3루심이 아웃을 선언하면서 정근우의 득점이 무산된 것. 3루심은 정근우가 로하스의 포구 이전 스타트를 끊었다고 본 것이다. 주자는 뜬공 때 베이스를 터치하고 있다가 수비수가 잡은 뒤에야 진루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는 판정이다.

정근우는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앞선 상황에서 2루 도루에 이어 언더베이스까지 잇따라 과감한 주루 플레이가 빛을 잃은 순간이었다. 다소 짧은 뜬공에도 내달렸던 38살 베테랑의 투혼이 무위로 돌아갔다.

느린 중계 화면을 보면 정근우는 3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가 로하스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간 이후 달리기 시작했다. 이에 LG 류중일 감독도 주심에게 다가가 비디오 판독 요청을 의미하는 손 동작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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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3회말 1사 1,3루. LG 유강남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정근우가 홈으로 파고들었으나 3루심이 정근우의 아웃을 선언하면서 정근우의 득점은 무산되고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다. 류중일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독 대상이 아니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서울=연합뉴스)


하지만 판독은 이뤄질 수 없었다. 태그업 리터치 여부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 류 감독은 하릴없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정근우는 이후에도 판정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여전히 4 대 4로 맞선 6회말 정근우는 선두 타자로 나와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2사에서 정근우는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정근우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도루 성공 여부는 판독 대상이어서 정근우는 판독 결과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돼 살았다.

앞선 3회말 상황이 더 논란이 된 것은 이날 심판조가 징계를 받고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까닭이다. 해당 심판조는 지난 7일 SK-한화의 인천 경기를 맡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이 일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전원 2군 강등 제재를 받았다. 5명 심판위원은 9일부터 퓨처스 리그로 강등됐다가 지난주 1군에 복귀한 터였다.

다행히 LG는 정근우의 석연찮은 주루사에도 짜릿한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 대 7로 뒤진 9회말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로베르토 라모스의 극적인 만루 홈런이 터져 9 대 7로 이겼다.

하지만 만약 LG가 졌다면 정근우의 횡사와 관련해 논란이 더욱 커졌을 터였다. 승부처에서 나온 장면인 데다 만약 득점이 인정돼 분위기가 넘어갔다면 경기가 어떻게 흐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비디오 판독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태그업 플레이 때 리터치 여부와 누의 공과 등은 현재 판독 대상이 아니다. 중계 화면에 모든 플레이가 담길 수 없다는 의견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의 상당 부분을 중계 화면에 의존해야 하는 KBO 리그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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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근우(아래)가 24일 kt와 홈 경기에서 3회말 1사 유강남의 뜬공 때 상대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포구하는 것을 확인하고 뛸 준비를 하는 모습.(사진=SBS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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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득점 상황이라면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여지는 충분하다. 정근우의 태그업에서 보듯 득점과 관련된 상황이면 충분히 중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화면에 두 장면이 포착되지 않더라도 동시간대 다른 각도의 화면과 비교해 리터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심판들의 부담도 한층 덜 수 있다. 최근 KBO 리그는 앞서 언급한 심판조 외에도 파울-삼진 관련 오심성 판정을 내린 심판도 2군으로 강등됐다. 심판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정확한 판정이 원칙이나 심판도 사람인 이상 오심을 완전히 걸러낼 수는 없다.

때문에 비디오 판독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태그업 리터치 여부는 스트라이크 판정처럼 판독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태그업으로 인한 득점 여부는 승부에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 그런 만큼 판독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현장에서도 3루 태그업은 비디오 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KBO 리그는 미국 ESPN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ESPN은 전 세계 130개 국가까지 KBO 리그 중계 권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런 석연찮은 판정이 계속된다면 코로나19로 확보된 세계 시장에서 KBO 리그의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근 오심성 판정에 대해 발빠른 조치를 취한 KBO. 과연 이번 정근우 태그업과 관련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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