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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은 규제 완화 '만능열쇠'?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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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극복 위해 '리쇼어링' 추진

경영계,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완화 요구 내놓아

"리쇼어링 위해 법인세 인하·노동 유연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

애초 리쇼어링 성공 어려운 정책…무리한 기업 국내 유치는 실효성 낮아

고부가가치 기업 선별해 지원하되, 생산체계 다변화 전략 추진해야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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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산업단지 전경. (사진=경기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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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한 해법으로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나 노동 유연화, 수도권 규제 완화 등 각종 '당근'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 '포스트 코로나19' 리쇼어링 추진…경영계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완화" 요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라며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리쇼어링에 주목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강력한 제조업 부흥 정책을 시도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U턴기업 지원정책'을 국정과제로 꼽았던 터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일본과의 무역 분쟁을 겪으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 위한 불화수소 등 핵심 소재는 대일(對日)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에 생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의 교역이 멈춰서자 그동안 견고하게 인식됐던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그동안 지적재산권이나 생산공정의 효율화, 비용 감축 등의 이유로 기업들은 전 세계 곳곳에 퍼진 전문화된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달하는 공급체계를 구축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등 일부 국가의 생산이 중단되자 전 세계가 '제조업 마비현상'에 휩싸였다.

특히 전 세계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만 해도 5%에 불과했지만, 2018년 13%에 달하는 등 과도한 대중(對中) 의존도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는 비단 한국 뿐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다음 달 초 확정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기업 리쇼어링 대책도 담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법인세 인하, 노동유연화 등 각종 규제 완화를 리쇼어링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13일 "법인세를 글로벌 스탠더드를 감안한 적정 수준으로 인하하고 강도높은 규제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지난 20일 "리쇼어링이 코로나19 이후 산업 안보와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이라면 관련 정책과 전략을 대담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대규모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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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산업단지. (사진=안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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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 위해 법인세 인하·노동 유연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얘기"

이러한 '기업의 부담을 줄여야 리쇼어링에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들리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영계의 주장이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말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성훈 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 노동시장 유연화, 수도권 규제는 리쇼어링 때문에 풀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문제"라며 "경제·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만든 규제들인데, 기업 몇 곳 들어오라고 바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계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준다고 해도 과연 리쇼어링에 성공해 기업들이 들어올지도 회의적이다.

충남대학교 정세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투자를 결정한다고 할 때에는 세금, 인건비, 정부 지원, 인재, 금융 조달 등 여러 요인을 살필 것"며 "법인세율의 경우 한국은 OECD 평균 수준일 뿐이고, 우리보다 세율이 낮은 개발도상국과 비교한다면 정부 지원 제도나 금융 조달, R&D 제도 등도 함께 살펴야 맞다"고 지적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지난 18일 '법인세율과 해외 직접투자' 보고서에서 1996∼2014년 미국 소재 다국적 기업의 OECD 회원국 투자와 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법인세율이 해외 직접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세율보다는 투자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 무역 개방도, 교육 수준 등 해당 국가의 다양한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리쇼어링 성공 쉽지 않을 것…옥석 가려 받아들이고 다변화 전략 추진해야

애초 정부가 추진하는 리쇼어링 정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 문종철 연구위원은 "'리쇼어링' 정책 하나에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활성화, 국가균형발전 등 너무 많은 기대가 담겨있는데 실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연구위원은 "예컨대 인건비를 중국 등처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임금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해외로 나간 기업에는 3D 일자리가 많아 정작 돌아온 기업이 구인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에서 시설을 철수할 때에도 현지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고, 현지 정부로부터 그동안 받았던 지원·인센티브를 반환하라는 요구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막상 국내로 들어와도 생산라인을 재구축하고, 직원과 거래처를 새로 구하다 보면 조업을 재개할 때까지 1~2년씩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쇼어링의 초점은 '일자리 창출'이 아닌 '부가가치 창출'에 둬야 한다. 부가가치 창출이 안되는 리쇼어링은 할 이유가 없다"며 "옥석을 가려서 고부가가치 기능 중심으로 리쇼어링을 유도하되, 빠른 시일 내에 정착하도록 밀착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훈 연구위원은 "애초 리쇼어링이 코로나19 사태 등의 합리적인 해결책인지도 회의적"이라며 "중국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리쇼어링을 하자는 논리인데, 이는 만약 한국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EU(유럽연합)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는 지난달 오히려 리쇼어링 흐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리쇼어링은 효과적으로 추진하기도 어렵고, 오히려 무역갈등만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다변화' 전략으로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연구위원은 "이미 일본과의 무역 갈등 등을 겪으면서 삼성, SK 등 대기업은 다변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여러 나라에 분산해서 필요한 제품을 조달해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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