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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반복된 오심' KBO의 성급한 결정, 판정 신뢰도 추락시켰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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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정근우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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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이기중 심판이 오심으로 또다시 판정 논란 중심에 섰다. 이번 오심은 KBO가 만들어낸 예견된 사태였다.

문제의 오심 장면은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wiz 간의 맞대결에서 벌어졌다.

LG는 4-4로 맞선 3회말 1사 후 정근우의 볼넷과 2루 도루, 김용의에 우전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유강남이 우익수 쪽 얕은 플라이를 쳤다. 여기서 3루 주자였던 정근우는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고 상대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송구보다 홈에 빨리 도착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KT는 이후 정근우의 3루 태그업이 로하스의 포구보다 빨랐다고 어필했다. 이후 해당 어필이 받아들여졌고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3루에 송구해 이기중 3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류중일 감독은 급히 나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심판진은 3루 태그업이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결국 정근우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은 채 3회말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중계 화면에 나타난 해당 장면에서 정근우는 로하스의 포구 이후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엘지 입장에서는 오심으로 역전 점수가 날아가게 된 셈이다.

이날 오심을 저지른 3루심은 이기중 심판이었다. 이기중 심판은 지난 7일 SK 와이번스-한화 이글스 경기의 주심을 맡아 볼판정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KBO는 지난 8일 한화와 SK전에 해당 심판위원 전원(5명)을 9일부터 퓨처스리그로 강등하기로 결정했다.

KBO리그의 이 강등 조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시범경기 등을 진행하기 어려워 시즌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심판들에게 징계성이 아닌 조정기간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KBO리그 심판들은 2020시즌 자체 청백전부터 연습경기까지 경기에 참여한 바 있다. 오심을 저지른 이유가 경기 감각, 시즌 준비를 위한 물리적인 시간 부족보다는 능력 부재에 가까웠다.

그러나 KBO는 심판의 능력 부족을 애써 외면했다. 결국 KBO는 강등됐던 심판들을 19일부터 1군 심판조에 복귀시켰다. 조정기간은 10일에 불과했다.

조기에 심판들의 조정기간을 끝마친 만큼 이러한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정심으로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이기중 심판은 1군에 복귀한 지 5일 만에 3루 태그업과 관련해 오심을 저질렀다.

특히 이기중 심판의 이날 오심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보통 태그업 플레이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포구하는 순간과 주자의 발이 떨어지는 시점을 동시에 파악하기 위해 공을 잡는 야수와 주자, 그리고 심판이 일직선상으로 위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이기중 3루심은 일직선상에 서 있지 않아 3루 주자와 포구하는 우익수를 동시에 관찰하기 어려웠다. 결국 이번 판정은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간헐적인 오심이 아닌 판정 방법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강등됐던 심판조를 10일 만에 복귀시켰던 KBO의 결정이 성급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KBO의 이러한 성급함은 야구팬들의 분노를 야기했고 심판들의 판정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KBO리그는 올 시즌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으로 5월초 개막에 성공했고 이를 발판 삼아 미국, 일본에 이어 미주,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주요국가 130개 국에 해외 생중계되며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KBO는 퓨처스리그로 강등됐던 심판을 10일 만에 복귀시켜 리그의 판정 신뢰도를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KBO가 판정을 신뢰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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