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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9회말 역전 만루포…‘끝내준’ LG 라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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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5 대 7로 뒤지던 게임

한 방에 뒤집어…홈런 7개로 단독선두



경향신문

너무 기뻐 그만 농구를… LG 4번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24일 잠실 KT전에서 5-7로 뒤지던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홈런을 날린 뒤 헬멧을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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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차로 뒤진 홈팀의 9회말 마지막 공격, 승리 확률은 겨우 3.33%밖에 되지 않는다. LG는 패배 확률 96.67%에 몰린 채 9회말을 맞았다. 이를 뒤집은 것은 LG 외인 로베르토 라모스(26)의 짜릿한 끝내기 만루홈런. 거짓말 같은 홈런에 잠실구장이 텅 빈 게 야속할 정도였다.

LG는 24일 잠실 KT전에서 다 졌던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4-7로 뒤진 채 9회말을 시작했고, 5-7로 따라붙은 1사 만루에서 라모스가 KT 김민수의 5구째 슬라이더(131㎞)를 잡아 돌렸다. 라모스는 어마어마한 끝내기 만루홈런을 치고도 묵묵히 베이스를 돌더니 홈 플레이트를 둘러싼 동료들 앞에서야 멋쩍은 듯 농구 점프슛 세리머니를 하고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라모스의 홈런은 KBO리그 통산 8번째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다. 끝내기 만루홈런의 첫 주인공은 LG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MBC 청룡의 이종도가 1982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기록했는데 이는 동점에서 만든 홈런이었다.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 첫 기록은 1995년 삼성 이동수가 기록했다. LG 선수 중에는 2009년 페타니지가 두산전에서 한 차례 기록한 바 있다.

라모스는 최근 2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상대의 분석이 심해지고,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슬럼프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라모스는 이날 경기에서도 1회 무사만루 때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2회 2사 2루에서 또다시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5회에는 삼진, 7회에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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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의 부진에 대한 걱정이 커질 무렵, 라모스는 4번 타자의 존재 이유를 한 방으로 증명했다.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리고도 묵묵히 베이스를 돈 라모스는 “타석에서 투수와의 상대에 집중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별 표정이 없었던 것 같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뻤다”면서 “그래도 홈에 들어올 때 점프슛 세리머니는 했다”며 웃었다. 끝내기 만루홈런은 라모스 야구인생 첫 기록이기도 하다.

LG 팬들에게도 이런 외인 타자는 처음이다. LG는 오랫동안 ‘거포 외인 타자’를 찾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LG 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2009년 기록한 26홈런이다. 라모스는 팀 17경기 만에 벌써 홈런이 7개로 단독 1위다. 단순 계산으로 홈런 59개가 가능한 페이스다. 하지만 라모스의 목표는 홈런이 아니다. 라모스는 “타석마다 정확한 타격을 위해 노력한다. 홈런이 아니라 팀 승리를 노린다”고 말했다.

9-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LG는 이날 삼성에 0-13으로 패한 두산을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라섰다. 한화를 10-5로 꺾은 NC가 여전히 단독 1위다. SK는 문학 KIA전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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