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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콩지위 박탈” 압박… 中 “일국양제 양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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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홍콩 대충돌, 미 동맹 가세해 급속히 재편되는 신냉전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이 홍콩을 놓고 대충돌하고 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공식화하자,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을 시사하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중국도 즉시 외교부 성명을 통해 “명백한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연방 국가이자, 미 동맹국 영국과 호주, 캐나다 정부도 우려를 보이며 미국에 힘을 실어줬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미국과 동맹국이 한목소리로 중국 비판에 나서면서 ‘신냉전’ 구도가 확실히 굳어지는 모양새다.

◆미 반격은 예정된 수순…G2(미국·중국) 충돌 초읽기

미국의 반격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이미 예상했던 사안이다. 지난해 홍콩 사태 당시 중국이 중앙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시사할 때마다, 미국은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을 계속해서 경고해왔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홍콩 인권법 등 홍콩 민주화 시위 지원 관련 2개 법안과 1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7일 최종적으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했다. 미국은 홍콩 주권 반환 당시인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하고, 홍콩에 대해 관세와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보장해왔다. 이는 홍콩 주권 반환 후 홍콩 자치와 민주주의 보장을 위해 미국이 도입한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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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8일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작전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따라서 지난해 홍콩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을 당시 미국은 홍콩 인권법안을 새롭게 제정해 홍콩 민주주의와 자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할 경우,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만들어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다. 홍콩 인권법안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 민주주의와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홍콩은 중국 본토와 같은 최대 25%에 이르는 징벌적 관세를 부담하는 등 여러 특혜를 포기해야만 한다. 본토인 중국이 입을 타격도 막대하다. 우선 외국자본의 이탈로 인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 갖는 홍콩의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중국 기업들이 현재 홍콩을 통해 미국 수출을 하는 기존 무역 루트도 막힐 가능성이 크다. 중국으로서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을 잃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미 백악관 및 정부 고위 관료들은 성명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중국 정부의 조치가 홍콩 고도 자치에 대한 명백한 파괴”라며 홍콩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즉시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홍콩 보안법 강행은 고도 자치권에 대한 종말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의 이번 조치가 외국자본의 탈출 현상을 초래, 홍콩이 더는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 보좌관은 CNN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및 홍콩 경제에 매우 매우 안 좋을 것이다.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홍콩은 다양한 관세 동맹 하에서 자유주의 경제로서 처우 받고 있으며 특권을 누려왔다. 권리들이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미국을 겨냥해 “일국양제(一國兩制)는 중국의 기본 국가정책”이라며 맞대응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홍콩과 관련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사일정’에 대한 성명을 통해 “일국양제 방침을 관철하겠다는 중국의 결심은 확고하다”며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지방 행정구역의 하나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중앙인민정부의 직접 관할하에 있으며, 홍콩 특구의 국가안전보장 입법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국도 관여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등의 반발과 압박은) 홍콩 안전을 해치고,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홍콩 보안법은 국가의 주권을 수호하고 일국양제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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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총리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2일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 일국양제 원칙을 지키되 국가 안보를 위한 법률 및 집행 체계를 만들어 이들 지역이 헌법상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 업무보고 직후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홍콩 안전 보호를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구 수립’(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소개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은 이미 지난해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이 준비 중인 카드의 하나였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훼손되고, 중국 국가기관이나 마찬가지인 신화통신 홍콩 사무실 등이 공격을 받는 상황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서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미국과 대만의 밀착도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리 총리가 대만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력히 경고한 것은 이런 긴박한 양안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대만 무력통일에 대한 강경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핵무기 확충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 항전론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홍콩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미·중간 신냉전 구도는 굳어져 가고 있다. 특히 미 동맹국들도 미국에 힘을 실어주며, 중국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호주·캐나다 3국 외무장관은 홍콩 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고, 유럽연합(EU)은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명의의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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