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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범죄 혐의자 여권 반납 명령, 사유 즉시 안 알렸다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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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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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혐의자의 여권을 반납토록 한 직후 당사자에게 사유를 알리지 않았다면 절차에 문제가 있어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이 모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반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동남아에 체류 중인 이 씨는 지난해 380억 원대 판돈이 오가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경찰의 요청을 받은 외교부는 지난해 7월 이 씨의 여권 발급을 제한하고 여권을 반납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낸 이 씨는 "행정절차법상 여권 반납 처분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해 사전 통보가 필요하지는 않았다고 봤습니다.

중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다, 수사에는 신속성과 밀행성이 중요한 만큼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납 결정을 한 이후 이 씨 측에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이유 등을 알리지 않은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행정절차법은 사전 통지의 예외 사유를 정하면서 '신속한 처분이 필요한 경우 처분 후 그 사유를 알릴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여기서 말하는 '처분 후'란 지체 없이 알리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외교부에서는 사전 통지하지 않은 이유를 3개월이 지나 소송 과정에서야 밝혔으므로, 이는 법적으로 '처분 후'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신속한 처분이 필요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면, 처분 이후 그 사유를 통지하는 것은 사전 통지에 비견될 만큼 당사자에게는 중대한 권리"라며 "당사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사후 통지는 더욱 엄격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행정절차법이 행정의 공정성·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규정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하자를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배준우 기자(ga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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