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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이강철 ‘사과’ 향한 어긋난 시선…‘역할’부터 되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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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만든 오해에 대해 이강철(54) KT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애로사항을 얘기해 감독으로서 얘기해야 할 것 같았다. 어제 일과는 관련 없이 들어주셨으면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에게 부정적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과만 하면 됐지, 바로 핑계를 대는 것이냐’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속칭 ‘꼰대’라는 표현까지 빗대고 있다. 과연 그럴까.

흑백논리가 본질을 뒤덮은 상황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핵심은 감독의 역할이다. 이강철 감독이 한화 투수 박상원의 기합 타이밍을 추가로 설명한 것은 KT 고참 야수들이 애로사항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고참 타자들은 이 감독에게 KBO리그 규정상 투수가 기합을 내지르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기존 투수들의 기합과는 타이밍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미 손에서 공이 떠난 이후에, 기합이 조금 늦게 나온다는 것. 투수의 손에서 떠난 공이 포수 미트에 닿는 시간은 1.4초. 타자들이 가장 예민한 시간인데 방해를 받는다고 느꼈고, 이를 감독에게 건의했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소속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시간을 지난 17일로 돌려보자. 박상원의 기합이 화두에 오른 날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경기 중 심판에게 항의했다. 박상원의 기합에 관한 것이었는데 허 감독이 직접적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유는 롯데 선수단의 불만을 접했던 까닭이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이 투구를 할 때마다 기합 소리를 내자 타석에 들어서는 롯데 선수들이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민병헌-전준우마저 당황하고 실소했다. 당연히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도 선수들끼리 관련된 내용과 불만을 말했다. 허 감독은 타자들로부터 기합 때문에 타격에 방해를 받는다는 불만을 접수하고 수장으로서 나선 것이다.

박상원의 논란의 중심에 서자 한용덕 한화 감독이 취한 행동과도 일맥상통이다. 박상원이 롯데 더그아웃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한 감독은 “기죽지 마라, 고개 숙이지 마라”라고 했다. 수원서 KT전을 앞두고도 “테니스 선수도 기합 내면서 친다. (박)상원이가 투구할 때 기합 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박상원이 심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을 때 감독으로서 선수의 마음를 다잡은 것이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박상원을 선과 악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면 이강철, 허문회, 한용덕 감독의 행동은 모두 똑같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감독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이 감독의 사과를 냉정하게, 감정을 배제하고 볼 필요가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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