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광채잃은 중동의 보석' 두바이, 코로나19로 휘청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두바이 기업 70%, 6개월 내 폐업 예상한다 답해…2000년대 초 들썩였던 부동산 투자도 '시들']

머니투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세계 최고 빌딩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력 유출이 심각해지면서 두바이 경제가 직격타를 맞았다. '중동의 허브'라 불릴 만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여객,물류의 연결점이자 관광 중심지인 두바이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두바이 상공회의소는 두바이 기업 24만5000여 곳 중 1228곳을 선정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약 70%가 6개월 이내에 폐업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다음달에 폐업할 것으로 보인다는 응답도 27%에 달했다. 특히 여행·관광업체 75%, 운수·물류보관·통신분야 업체 30%가 다음달 중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당과 호텔업계 CEO 중 절반 가량도 다음달에 폐업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다만 응답 기업 중 약 75%는 직원 20명 미만인 소규모 사업체였다. 두바이 상공회의소는 "대부분 CEO들이 봉쇄조치 정점기에 봉쇄조치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응답한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텅빈 두바이 거리. /사진=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코로나19로 두바이에서 봉쇄 조치가 한창이던 지난달 16~22일 실시됐다. UAE는 지난 3월말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에 코로나19가 퍼지자 한국을 포함한 72개국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또 지난달 초부터 약 3주간 24시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한국시간)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6898명이며 사망자 수는 237명에 달한다.


'노동자'는 나가고 '관광객'은 안들어온다



머니투데이

두바이의 한 호텔.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두바이 경제에 특히 큰 타격을 준 것은 UAE는 경제활동 상당 부분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UAE 인구는 약 990만명으로 이 가운데 87%인 860만명이 외국인이다.

중소기업 줄폐업이 이어질 경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 유출이 급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5월 초까지 인도 국적 노동자 15만명과 파키스탄 국적 노동자 4만명 등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UAE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자리가 없어지면 UAE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는 경제회복에 필요한 소비자 기반도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UAE의 인구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나세르 알 샤이크 전 두바이 재무부 국장은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올해에만 UAE 인구의 최소 10%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10월20일 개막 예정이던 대규모 국제행사인 '엑스포2020 두바이'도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다. 수십억달러를 들인 이 행사는 6개월 간 약 2400만명이 방문해 어려움을 겪는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좌절됐다.


저유가에 두바이 부동산 투자도 '시들'



머니투데이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집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유가의 장기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에서 가장 자유롭고 개방적인 두바이에 매력을 느껴 적극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 산유국 부유층들의 지갑이 가벼워지면서 이들의 투자가 크게 준 것이다.

두바이의 주택용 부동산 가격은 2014년 정점 대비 30% 하락했다. CNBC는 "지난해 두바이 경제 성장률은 불과 1.94% 성장한 데 그쳐 2009년 암흑기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마이너스(-) 2.6%의 성장률을 기록한 2009년 경제위기도 부동산 침체로 인해 촉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이 10년 전의 침체보다 두바이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