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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태원 '서울 감염폭발', 용산구 공무원들이 온 몸으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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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20배 코로나 검사 감당하고 직원들은 '밤샘'

만민중앙교회, 구로구 설득에 미리 온라인예배 전환

뉴스1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에 들어선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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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이태원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소강 상태를 보이며 최악의 사태는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앞서 구로 만민중앙교회도 자칫 사태가 크게 번질 수 있었지만 대규모 확산 없이 수습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결과 뒤에는 밤을 새 가며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온라인 예배 전환을 위해 읍소하는 등 최일선에서 역할을 수행한 자치구의 노력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2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날 오전 0시와 비교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명 늘었다.

이달 6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한때 하루 수십명씩 관련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매일 신규 확진자가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잠잠해진 추세다.

당사자인 용산구는 특히 사태를 수습하고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 보름여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구청 공무원들이 헌신과 희생으로 온 몸으로 막았다는 자평이다.

20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와 한남동에 설치한 임시 선별진료소를 통해 이뤄진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검사건수는 5100여건에 달한다. 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14일 동안 하루 평균 364건의 검사가 진행된 셈이다.

전국에서 진행된 이태원 클럽 관련 검사가 총 6만여건인데 한 기초지자체에서만 5000여건을 담당한 것이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발생하기 전 용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의 검사건수는 하루 평균 30건 정도였는데 집단감염 발생 뒤 이달 12일에는 검사건수가 726건에 달해 20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검사 뿐만 아니라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 인근을 방문한 명단을 추리고, 이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일도 고된 작업이었다. 클럽 방문자 명단과 기지국 정보와 신용카드 결제내역 등을 바탕으로 확인된 방문자 1만2000여명에게 일일이 연락을 하기 위해 구 전 직원이 동원됐다고 한다.

용산구 관계자는 "갑자기 선별진료소 검사 인원이 늘어나고 문의가 폭증하면서 보건소와 재난대책본부 직원들은 밤을 새는 경우도 많았다"며 "또 모든 직원이 본래 업무보다 연락을 돌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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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만민중앙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에서 구로구 보건소 직원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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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에 앞서 발생한 구로 만민중앙교회 집단감염에서도 한 발 빠른 구로구의 대처가 대규모 확산을 저지하는데 공을 세웠다.

이 집단감염 사례는 3월22일 구로 만민중앙교회를 방문했던 금천구 40세 남성이 같은 달 25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총 41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만 주로 교회 사무를 보는 당직자 등 교회 관계자와 그 접촉자들 사이에서 발생했고, 일반 신도의 감염은 거의 없었다.

감염이 발생하기 약 3주 전인 3월6일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덕분에 대규모 접촉과 전파를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신천지 사태가 발생한 뒤 2월21일 이성 구청장이 지역 종교시설 관계자들을 모두 불러서 간담회를 했다"며 "대부분이 교회였고, 온라인예배로 전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에도 만민중앙교회는 온라인예배 전환을 하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주일마다 나가서 설득했다"며 "언론 등을 통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주민들도 나서서 '너희가 신천지냐'는 내용의 현수막도 거는 등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민중앙교회는 신도수가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교회다. 온라인예배 전환이 더 늦었다면 집단감염 규모가 훨씬 커질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구로구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이 교회 관계자들에게 '신천지처럼 될 수 도 있다. 그렇게 되면 진짜 큰일난다'고 찾아다니며 호소했다"며 "온라인예배로 전환한 덕분에 감염이 발생했을 때 접촉자 범위가 한정됐다"고 말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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