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밀레니얼 톡] 2030세대 알려면 브이코드 이해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30, 예술인처럼 스스로를 표현

가치·시각·이야기·다양성·경험… 이런 V가치 중시하는 세대에 막말·기행·강제는 안 먹힌다

조선일보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


2020년 모든 정치·경제·사회 분석가들이 집중해서 관찰하는 세대가 있다. 바로 2030세대. 역사 속 시기별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선 창조적이면서 활동적인 2030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가장 문화적이고 시대의 주류를 이끌며 혁명에 앞장서기도 했던 삶의 화양연화(花樣年華) 같은 순간들이기 때문일까.

지금의 2030세대는 1990년대생이다.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던 시대에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가치와 문화를 체득했다. 이런 2030세대를 공통으로 관통하는 현상이 있다. 'Value(가치), Visible(시각적인), Verbal(이야기의), Various(다양한), Vision(비전), Visit(찾아가다)' 등 V-code(브이코드)가 그것이다. 2030세대를 '브이코드 세대'라 부르고 싶다.

첫째, 가치(Value). 그들은 가치 소비를 한다. 환경보호와 기부, 착한 기업, 유기 동물 보호 등 다양한(Various) 가치가 존재하고 그것을 '소비'라는 방법에 접목하여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자연스럽게 시장은 이들의 가치에 주목해 제품을 생산하고 과거 대량 생산과 소비와는 다른 형태의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브이코드 세대의 가치는 정치와 사회 영역에서도 호불호가 뚜렷하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그들이 가진 '도덕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과거의 바람선거, 일시적 여론몰이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둘째, 보이고(Visible) 말하는 것(Verbal). 브이코드 세대는 '보이기'를 원하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기성세대가 말과 행동에 따르는 타인의 평가를 중요시했다면, 브이코드 세대는 마치 예술인처럼 스스로를 표현하고 표현의 자유를 중시한다. 과거 텍스트를 통한 교감이 아닌 '영상'을 통한 시대적 교감이다. '1980년의 광주'는 여러 영화 속 한 장면들로 마음에 남는다. 역사와 사회현상을 읽어내는 것도 '보이는 것'과 '말'하는, 즉 대화가 중점이 된다. 따라서 브이코드 세대에게 막말, 기행 등 반사회적·반가치적 행위는 절대 신뢰받을 수 없다. 과거에는 권위나 권한, 유명세를 통해 유지되던 것들이 대중의 힘에 부정당하고 사회에서 버림받는다.

셋째, 다양한 비전(Various Vision). 공부 잘해서 대기업에 입사하면 성공하고 그게 행복인 줄 알았던 시대는 저물었다. 성공의 기회가 단순히 시험 점수나 명문 대학 입학에 한정되지 않는다.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다양한 성공이 인정받는 세대다. 아이돌이 된다고 '딴따라'란 말을 듣던 시대는 저물었다. 유튜브 세상에선 표현하는 것이 돈이 되고, 개성이 소비 대상이 됐다. 다양성을 넘어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색 모두 아름답다고 인정하는 게 브이코드 세대의 특성이다.

마지막은 찾아가는 것(Visit). 즉 경험이다. 과거 단순히 여행을 좋아하거나 식도락을 즐기던 것과는 다르다. 중심 상권이나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주된 소비 대상이던 때와 달리 새로운 곳을 찾아낸다.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곳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공간의 문화를 오롯하게 느끼려는 행위, 그러한 감성을 가진 세대다.

문화·기술적으로 가장 탁월한 브이코드 세대가 등장했다. 그들이 품고자 하는 특별한 감성, 그들이 꿈꾸는 삶과 그 안에서 찾고자 하는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브이코드 세대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바꾸는 이 시대의 문화와 가치는 결코 환원될 수 없을 것이다. 2030세대가 변화시키는 지금의 시간이 누적될 때 정치 지형과 우리 사회의 미래 모든 게 바뀔 것이다. 그런 브이코드 세대에게 여전히 통하지 않는 낡은 논리를 내세우며 소통과 교류를 바라는 건 아닐까?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