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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가 던지는 섬뜩한 경고… “줄어든 일자리,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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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 IT기업 이어 금융계도

코로나 이후 재택ㆍ원격 근무 방침

美 일부 주 정부도 재택 흐름 동참
한국일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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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기록적인 실업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금 줄어든 일자리의 상당수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영원히 살아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영구적인 원격ㆍ재택 근무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많은 서비스업 직종이, 코로나로 완전히 달라진 생활패턴에 의해 완전히 설 자리를 잃어 많게는 현재 실직자의 40% 이상이 영영 일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5~10년 내 직원 절반은 재택근무”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IT기업들은 이미 ‘영구적인’ 재택근무 방침을 명확히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코로나19로 촉발된 분산형 업무 방식으로 회사 운영을 영구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5~10년 이내에 전 직원의 50%가 원격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현재 4만5,000명인 페이스북 직원 중 2만명 이상은 앞으로 직장 밖에서 일하게 될 거라는 의미다.

트위터의 잭 도시 CEO도 최근 “코로나19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무기한 재택근무를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연말까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할 방침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직원의 60%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사무실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선언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의 IT기업 전략과 정반대다. 실제 애플은 ‘애플 파크’ 같은 대형 신사옥을 지어 전세계 인재를 유혹해 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런 흐름이 뒤집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IT기업은 물론, 금융업계도 원격근무로의 전환에 적극적이다. 마스터카드는 전세계 직원 2만명 가운데 90%의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노동의 미래’ 태스크포스(TF)까지 구축했다. 투자은행(IB) 바클리스의 제스 스테일리 CEO는 “부동산 가격이 비싸고 인구가 집중된 도시에 직원을 모아두는 것은 과거의 유물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의 ‘위치 전략’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조직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워싱턴DC 등 일부 주정부가 경제활동 재개 지침에 ‘재택근무 권장’을 포함시켰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아예 ‘주 4일 근무 방식’을 제안하면서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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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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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자 42%는 일자리 영원히 잃을 것”

원격근무 일상화는 당장 출퇴근, 식사, 출장 등에 동반되는 일자리를 영구적으로 줄일 수 있다. 미 시카고대 베커프리드먼연구소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올해 4월까지 사라진 일자리의 약 42%가 영구히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술집이나 음식점 등 소규모 업체는 이미 영구 폐업을 결정했고 호텔ㆍ관광업계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배달 산업은 호황을 이루면서 최근 아마존ㆍ월마트 등은 고용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카고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일자리 10개가 사라지면 3개가 새로 생겨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창고 노동자나 배달 운전자 등 저임금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니컬러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다수 기업이 일시 해고자의 재고용을 약속하고 있지만,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일부 기업은 사라지면서 그 약속을 실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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