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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3 교사 "마스크 속 대화금지 토론금지, 아이들 표정 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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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돌발상황 허다, 다음주 고2 순차등교 걱정이 많다

교실에 가니 인후통 학생이 자리에 앉아 있기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22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최희윤 (경희여고 고3 담임)

노컷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고등학교를 방문해 고3 학생들의 수업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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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고3 등교개학 사흘째, 불안불안해요. 지금 학교 현장의 모습 좀 듣겠습니다. 경희여고 3학년 최희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최희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참 고생 많으십니다.

◆ 최희윤> 네.

◇ 정관용> 학생들 조금씩 적응을 해요, 어때요?

◆ 최희윤> 그러게요. 이렇게 학사일정이나 대입일정 때문에 개학을 하기는 했는데 지금 학생들이나 교사들 모두 다 처음 겪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도 이런 걸 대비해서 시뮬레이션도 하고 준비도 했는데 막상 개학을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오니까 생각지 못한 변수가 되게 많은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최희윤> 그래서 몇 시간 서로 초긴장 속에서 아주 정신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매뉴얼을 만든 게 자가진단 제출하라, 아프면 아예 학교 오지 마라, 식사시간 외에는 꼭 마스크 써라, 가능한 한 1m 거리 둬라 등등 쭉 있는데 잘 지켜집니까?

◆ 최희윤> 지금 학교에서는 열심히 매뉴얼대로 지도를 하고 있는데 우선 거리두기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까 물리적으로 조금 그 거리두기를 두는 게 실천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복도라든지 화장실이라든지 복도에서는 우측통행을 해라, 화장실은 같은 층 화장실만 써라, 뒤에 바로 붙어 있지 마라, 아무리 지도를 해도 공간도 부족하고 학생들을 교사가 조금 부족하다 보니까, 학생 수에 비해서... 그걸 일일이 지도하는 게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여학생들에게 침묵 속에서 밥을 먹어라. 이게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고요. 그 진단, 자가진단 같은 경우에 지침이 매뉴얼 같은 경우에는 설사나 기침이나 아니면 인후통 같은 그런 증상이 있을 때 등교를 중지하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기침이나 설사나 인후통은 학생들이 좀 주로 많이 겪는 증상이거든요.

◇ 정관용> 또 그렇죠.

◆ 최희윤> 그런데 아이들이 선별진료소로 가야 되냐. 그래서 그냥 집에 있는 약을 먹고 등교를 하기도 하고요. 저희 교사 입장에서는 매뉴얼대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되는데 그런 어떤 돌발변수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저희 반 아이도 오늘 인후통이라고 체크를 하고 등교 중지가 떴음에도 교실에 갔는데 아이가 앉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내려오라고 해서 아이를 병원에 보냈는데 그 아이 입장에서는 선별진료소까지는 가고 싶지 않고 자기는 원래 갔던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어왔더라고요. 그랬을 경우에는 이게 인정 결과인지 아니면 이걸 질병 결과로 해야 되는 건지 저희 교사들은 매번 그런 지침을 해석하고 그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지침을 다시 학교에 뭔가 세워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일들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의 증상에 대해서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그런 지식도 없잖아요, 솔직히.

◆ 최희윤> 네. 저희가 방역 전문가도 아니고, 우리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저는 원래 자주 목이 아파요, 이런 아이들도 있을 거고요. 그렇죠? 자주 저는 설사합니다 이런 아이들도 있을 거고.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이런 경우에?

◆ 최희윤> 그러니까 아침에 전화가 그런 식으로 오면 저도 제가 임의로 판단할 수가 없잖아요. 보건선생님께 주로 문의를 하거든요. 그런데 학교에 보건선생님이 한 분 계세요.

◇ 정관용> 그렇죠.

◆ 최희윤> 그럼 저희 반에도 오늘 제가 전화를 세 통을 받았는데 다른 반 담임들도 그런 전화를 많이 받을 때 저희가 보건 선생님한테 전화를 할 때 보건선생님이 통화 중일 때도 많고요.

◇ 정관용> 하루 종일 통화 중이겠군요.

◆ 최희윤> 네. 또 열화상 체크해서 열이 나는 학생들을 다시 체온계로 재야 되는 그런 업무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보건선생님이랑 소통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 어떤 전화를 받았을 때 제가 이렇게 바로 바로 대응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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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마스크 하루 종일 쓰고 수업 받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뭐라고 그래요?

◆ 최희윤> 우선 어제 3학년 학생들 모의고사 봤거든요. 그런데 마스크 하루 종일 쓰고서 시험 보려니까 머리가 띵하다. 그래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점수가 안 좋았다. 이렇게 얘기하는 학생도 있고 머리도 띵하고 우선 호흡도 좀 가쁘고요. 그러니까 학생들도 너무 힘들고 교사도 그런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을 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평소보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고요. 이게 소통 없이 수업을 한다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저는. 수업을 아이들의 표정도 보고 그리고 아이들이랑 대화도 하고 또 아이들도 저희 국어과 같은 경우에는 토의도 하고 토론도 하고 이렇게 모든 걸 활동을 해야 되는데.

◇ 정관용> 토론금지?

◆ 최희윤> 네. 그러니까 이게 약간 온라인 수업이랑 뭐가 다른지 이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어요. 어차피 선생님 수업을 들을 거 왜 교실에서 들어요라고 얘기하는 아이도 있는데 물론. . .

◇ 정관용> 그러니까 교실에 다 모이라고 해 놓고 서로 대화도 하지 말고 토론도 하지 말아라 이거 아니에요?

◆ 최희윤> 네. 그래서 저희 교사는 물론 이런 방역 관련된 그런 지침도 해석하고 모두 하는 것도 시간도 많이 들지만 수업을 그전에 수업에서는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하고 아이들이랑 뭔가 소통하는 수업을 했다면 그런데 이 코로나 사태 이후에 어떤 수업을 정말 운영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아요.

◇ 정관용>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정부도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있으라고 하는 게 어려운 거 안다. 새로운 지침을 내려보내겠다 하는데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세요?

◆ 최희윤> 그러니까 제가 학교 현장에 있지만 제가 진짜 방역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그런 쪽으로는 정말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마스크를 지금까지는 굉장히 강조했는데 날씨가 더워지고 현실적으로 쓰고서 생활하는 게 어렵다고 해서 마스크를 다른 지침이 어떻게 나올지 현장에서 굉장히 걱정스럽고요. 갑자기 그럼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했을 때 그걸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건.

◇ 정관용> 그러네요. 게다가 이제 1학년, 2학년 또 등교하지 않습니까? 심정이 어떠세요?

◆ 최희윤> 3학년에도 이렇게 돌발상황이 많고 변수가 많은데 이렇게 많은 지침이 오긴 해요. 코로나 관련 학생관리수칙이라든지 여러 가지 지침이 많이 오는데 그런 어떤 변수나 돌발상황에 학교 현장에서 적용을 잘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 많고요. 어쨌든 지금 다 처음 겪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지혜를 좀 모아야 될 때니까 학교라든지 방역당국이라든지 학생, 학부모 모두 다 지혜를 잘 모아서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그래요. 지혜를 모아봅시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 최희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여고 3학년 담임교사 최희윤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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