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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로봇이 온다

센서 350개 로봇이 패티 굽고 양파 손질…5분이면 햄버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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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테크가 뜬다 / ② 언택트 소비를 주도 ◆

매일경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피자 레스토랑 `아미치스`에서 자율주행 서빙로봇 `페니`가 음식을 나르고 있다. [사진 제공 = 베어로보틱스]


푸드테크는 글로벌 식품 산업의 면면을 바꾸면서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로봇' 도입이 대표적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언택트 트렌드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되면서 제조·서빙·배달에서까지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핵심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역시 식품·외식 산업에서 사람을 대체해 나가며 언택트 소비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이 같은 푸드테크 기술 발전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최근 BBC와 인터뷰하면서 "사람들은 직원이 적고 로봇 기계가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7년 86억4000만달러(약 10조6300억원)였던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작년 172억달러(약 21조1700억원)로 두 배가량 커졌다. 2022년에는 400억~500억달러(약 49조2000억~61조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비스 로봇은 사업장의 요리·서빙·배달뿐 아니라 가사까지 책임지는 로봇을 포함한 개념이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지에서 차로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베어로보틱스 본사. 입구에 들어서니 모형 초밥을 머리에 얹은 서빙로봇 '페니' 1호가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2017년 5월 현지 한 순두부찌개 식당에 처음 등장한 페니 1호는 8개월간 손님 5만명가량을 접대하며 외식업계에 로봇 신드롬을 일으켰다. 음식을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빈 그릇도 동시에 수거할 수 있도록 여러 단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여러 테이블 사이를 오가던 페니는 사람의 발이 그 앞에 놓이자 즉시 우회했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카메라뿐 아니라 각종 라이다와 센서로 사방의 모든 사물을 감지하기 때문"이라며 "바닥 자체가 울퉁불퉁한 것과 식당 테이블 다리 밖으로 튀어나온 고객의 신발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페니가 이를 해낸다"고 설명했다.

페니는 1만여 대에 달하는 선주문을 충당하기 위해 대량생산 체제를 준비 중이다. 베어로보틱스에 따르면 서빙 업무를 페니에 맡겼을 때 고객 만족도는 95% 높아졌다. 베어로보틱스는 지난해 미국외식업협회에서 '키친이노베이션어워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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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주방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로봇도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햄버거 가게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햄버거맨'이란 이름의 로봇이 350개 센서와 20개 컴퓨터를 이용해 피클, 양파, 치즈 등 재료를 손질하고 패티도 굽는다. 버거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 햄버거맨은 시간당 버거 130개를 만들 수 있다.

보스턴에 자리한 '스파이스'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스파이스에는 사람 대신 로봇 7대가 주방장 역할을 맡고 있다. 주문부터 볶음밥 조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남짓. 이들이 1시간에 만들 수 있는 요리는 200인분에 달한다. 손님에게 완성된 음식을 전달한 후엔 조리 과정에서 사용한 팬 등도 로봇 스스로 설거지한다.

무인 시대를 이끄는 또 다른 키워드로는 AI가 있다. 고객의 주문을 받고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데서 더 나아가 고객 성향을 스스로 분석해 메뉴를 제안하는 AI가 등장한 것이다.

코카콜라의 '체리 스프라이트'는 사람이 아닌 AI가 만든 제품이다. 앞서 코카콜라는 미국 전역에 여러 종류의 음료가 나오는 음수대를 수천 개 설치했고 여기에 저장된 기록을 바탕으로 AI가 새 레시피를 개발해낸 것이다.

시리얼 제조업체인 켈로그도 제품 레시피 개발 때 IBM의 AI인 '왓슨'의 도움을 받았다. 글로벌 햄버거 전문점인 맥도널드도 AI 벤처기업인 '다이내믹 일드'와 손잡고 손님들에게 메뉴를 추천해주는 AI를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획취재팀 = 이호승 기자(네덜란드·핀란드) / 심희진 기자(미국)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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