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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리그 현장 '필터 없는 패션용 마스크'…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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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경기 전 방역에 애를 쓰긴 하는데 현장에서 필터 없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을 보면 우려스러운 게 있다.”

코로나19를 딛고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막을 알린 K리그는 각 구단이 철저한 감염 예방 대책을 내세우며 개막 이후 2라운드를 건강하게 소화했다. 다만 경기장 내 행동 지침 중 갑론을박이 오가는 건 ‘선수단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 필수’와 관련된 사항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리그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에 배포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경기 진행 가이드라인’ 내 선수단 관련 행동 지침에 따르면 선수 및 코치진, 스태프는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고 있다. 선수의 경우 훈련 및 경기 출전 시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벤치 대기 선수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하지만 일부 팀이 벤치 마스크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여기에 최근 구단이 자체 제작한 ‘패션용 마스크’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매겨졌다. 다수 구단이 로고와 자체 정체성을 표현할 디자인을 입혀 패션용 마스크를 제작해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방역에 관한 실효성이다. 일부 구단은 필터를 갈아 끼울 수 있는 소재의 마스크로 제작하고 있지만 대체로 필터 기능이 없는 ‘패션 마스크’라는 것이다. A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의 마스크 제작 행보를 보고 우리 팀도 해보자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필터를 부착한 보건용 마스크 생산은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이다. 구단이 보건용 마스크를 대량으로 자체 제작하는 건 불가능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태원 사태 등 코로나19 관련 엄중한 시기여서 패션용 마스크를 아무렇지 않게 착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체 제작 마스크를 활용하는 B구단 관계자는 패션용 마스크 사용에 대한 우려에 수긍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K리그는 마스크 필수 착용자에 관한 범위가 넓은 편이다. 훈련과 경기를 오가면서 대량의 보건용 마스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리고 프로연맹 매뉴얼에서 마스크 기준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벤치 선수들도 상당히 힘들어한다. 초여름 날씨인 요즘 (경기 중) 워밍업하고 몸을 풀며 숨 고르는 데 벤치에 앉았을 때 정부가 권장하는 KF94 등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라고 하면 숨이 턱턱 막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벤치 마스크 풍경과 관련해 여러 잡음이 나오면서 아예 현실에 맞게 지침을 개정하자는 견해도 있다. C구단 관계자는 “그저 보여주기식 마스크 착용을 하지 말고 현장 현실에 부합한 지침이 나왔으면 한다. 예를 들어 경기 중 대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감독이나 코치진만 쓰게 하는 방식 등”이라고 했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실제 이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축구의 벤치와 같은 더그아웃에 다수 인원이 몰려 있는데 감독과 코치만 마스크를 쓴다. 이것도 의무가 아닌 강력 권고사항인데 대부분의 감독들이 따르고 있다. 선수들은 최대한 대화를 자제하면서 공수를 오가고 있다. 이밖에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건 선수에게 여러 주문을 하는 1, 3루 코치, 심판, 협소한 공간에 놓여 있는 경기기록원 등이다. 물론 구단 트레이너와 매니저, 통역 등 프런트 뿐만 아니라 볼/배트보이(걸) 등 모든 경기 관계자들은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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