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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리뷰] 난이도는 낮추고, 재미도 낮추고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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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지구를 침공한 잔혹한 외계인들과 맞서 싸우는 지구 최후의 희망이자, 지구의 수호신 그리고 명중 98%에도 빗나가는 기적의 사격술을 가진 엑스컴 전사들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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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엑스컴2에서 외계인 군벌 어드벤스와 대격돌 끝에 지구를 지켜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키메라 스쿼드는 '엑스컴3'(엑스컴 아포칼립스) 이후 오랜만에 적으로만 등장하던 섹토이드, 바이퍼 등의 외계인들이 아군으로 등장한다는 설정으로, 출시전부터 엑스컴 팬들에게 엄청난 기대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

이에 직접 플레이 해본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는 초심자가 접근하기 어렵고, 전투 외에도 상당히 신경쓸 부분이 많았던 기존의 엑스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작 원작이 가진 매력이 감소해 호불호가 갈릴 만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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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배경은 '엑스컴2'에서 어드밴스의 리더가 사망하고, 지구에서 패배한 이후를 다루고 있다. 어드밴스의 침공이 실패로 돌아가고, 전투를 원하지 않았던 지구인들은 외계인들과 공생을 선택했지만, 외계인과 인간이 융합을 방해하는 이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게이머는 대 테러리스트 전문 부대인 키메라 스쿼드로 활동하게 된다.

엑스컴의 매력은 바로 "내가 저 외계인들을 이길 수 있다고?"라고 생각되는 무시무시하게 어려운 난이도다. 찰싹 찰싹 때리는 정신 공격에 우왕좌왕하는 지구 최정예 정사들이나 기껏 맵을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저 먼 곳에서 지원 병력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등 변수 가득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기존 엑스컴 시리즈의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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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 극악의 난이도는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에서 조금 낮아진 모습이다. 지구를 점령한 외계 세력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라는 컨셉의 이전작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지구인과 외계인이 공존하는 31지구의 테러를 막는 '키메라 스쿼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내 선택 한번에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아닌 한 도시의 테러 단체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게임 내 임무는 VIP 보호, 폭동 및 테러 단체 진압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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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원 vs 신형 무기', '외계인 계획 저지 vs 기술 개발'과 같은 양자택일 식의 선택은 여전해 자원이나 전설 무기 획득 위주로 임무를 선택하면, 도시 혼란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또 혼란을 제압하는 것을 위주로 임무를 선택하다간 빈약한 무기로 인해 요원들이 골로가는 등 선택 몇번 잘못하면 게임 오버로 이어질 수도 있는 긴장감은 여전하다.

게임의 진행은 크게 시장 암살과 연관된 단체들을 조사(사실상 척살이다)하고, 숨겨진 배후 인물을 찾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게임 초중반 등장하는 단체는 '인서전트', '더 프로저니', '세이크리드 코일'로 어떤 단체를 먼저 공략할지는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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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결합을 반대하는 과격파들인 '인서전트'의 경우 네크로맨서, 히트맨, 브루저, 폭탄병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 죽은 시체를 살리고, 좀비를 소환하는 네크로맨서나 무기 해제 공격을 일삼는 히트맨 등 까다로운 유닛을 제외하면 가장 무난한 적들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 프로저니는 사이킥(초능력) 능력자가 중심이 된 단체다. 이들은 초능력을 사용하는 대신 체력이 낮으며, 전체 마법 공격을 시전하는 아르콘, 공격 당하면 몸을 분할하는 코덱스 등 전작에서도 골치를 썩인 특수 유닛도 속해있어 지공보다는 속공을 필요로 한다.

마지막 그레이 피닉스는 외계인 집단으로 이뤄져 팔라딘, 도미네이터, 버서커 등 강력한 공격력과 체력을 지닌 유닛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자폭 공격을 일삼는 안드로이드 유닛이 다수 등장하고, 방어력 증가, 광폭화, 정신 공격 등 특수 공격 유닛도 제법 등장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까다로운 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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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단체는 각기 유닛 특성과 전투 스타일이 모두 달라 단체에 따라 탄환, 장비 등을 교체하며 전투를 벌이는 것이 효과적이며,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단체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엑스컴 시리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기지관리는 굉장히 간결해 졌다. 먼저 병사들의 최대 4명의 유닛만 전투에 투입되는 만큼 남은 유닛은 특성 개발, 임무, 장비 개발에 투입시킬 수 있으며, 무기, 방어구, 유틸리티 아이템 개발은 요원을 배치하여 단축시킬 수 있다. 4턴마다 방문하는 밀매상의 경우 전설 무기나 고품질의 부속 아이템을 정보를 소비해 팔기 때문에 정보를 최대한 모아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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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주의할 것은 전설 무기를 얻는다고 해서 대미지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엑스컴의 무기는 돌격소총, 자동소총, 산탄총, 권총 등 총 4종으로 나뉘는데, 각 무기마다 기술 개발을 해줘야 해당 무기의 대미지가 높아진다. 때문에 아무리 전설 무기를 가지고 있는다 한들 기술 개발을 하지 않으면, 대미지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보다 무기 개발에 먼저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투 역시 많은 변화를 꾀한 모습이다. 일정 거점을 여러 방향에서 공략하는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돌격모드'로 전투가 시작되어 문을 부시고 들어가거나,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등 실제 특공대의 진압 과정과 유사하게 맵의 다양한 위치에 요원을 배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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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유틸리티 아이템 혹은 캐릭터 특성에 따라 진입 시 유리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으며, 위치에 따라 치명 확률은 높아지지만, 명중률이 감소하거나, 방어력이 높아지는 대신 피격 확률도 높아지는 등 다양한 패널티도 동시에 부여되기 때문에 신중한 배치를 필요로 한다.

이런 색다른 시도는 처음에는 좋았으나 진입 시 일정 부분 피해를 무조건 감수하는 결과로 이어져 게임을 진행할 수록 재미보다는 짜증나는 요소로 다가왔다. 임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의 전투는 크게 1페이즈부터 3페이즈로 나뉘어, 하나의 임무에서 최대 3번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더욱이 진입 시 '엄페물 돌격' 이외에 선택을 하게 되면 매우 높은 확률로 피격을 당하게 되는데, 유틸리티 아이템으로 전투 전황을 유리하게 할 수 있다지만, 이것도 한 페이즈에 사용하면 다음 진입에서 사용할 수 없다. 여가에 방패를 든 유닛이 사용하는 '팔랑크스'는 돌격 초반 공격을 방어해 주지만, 다른 방향으로 진입한 유닛은 방어해 줄 수 없어 한대 맞고 시작하는 것이 일상화 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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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무조건 피해를 받고 전투가 시작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회복 아이템이나 특성을 가진 유닛 투입이 거의 강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돌격 이외에 다른 공격 수단이 없어 전투 패턴이 매우 단조로워졌고, 엑스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저격병이 없어져 유닛 구성이 단순해 진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가장 짜증나는 임무는 ‘조우’였다. 총 3번의 전투가 무조건 벌어지는 ‘조우’는, 도망치는 적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위험을 무조건 감수해야 하는데다, 마지막 전투에서 도망친 유닛을 모두 만나기 때문에 난이도가 쓸데없이 높아 어떤 임무는 최종 보스전보다 어렵다고 느낄 정도로 애를 먹기도 했다.(여기에 몇 명이 도망쳐도 훌륭함 평가는 유지되서 병력을 다잡아야 되야하는지 설득력도 떨어진다)

핵심 임무나 시나리오 전투라면 이해라도 하겠으나, 폭동 진압이나, 일반 미션에서도 높은 확률로 이 ‘조우’를 조우하는 확률이 높아 게임을 진행할수록 재미보다는 “또 이거야?”라는 지루함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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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버그도 게임의 몰입감을 저해하는 요소였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튕기는 경우도 심심찮게 벌어졌고, 공격 전환 시 게임이 멈추거나, 총구를 엉뚱한데 겨누다 갑자기 공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점 변화를 할 때마다 게임이 멈추는 등 버그가 산재했다. 더욱이 슈류탄 공격 시 피격 범위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고저차가 잘못 표현되어 요원이 엉뚱한 곳에 이동하는 전작의 버그도 그대로여서 테스트를 제대로 하고 출시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처럼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는 보다 많은 이들의 입문을 위해 라이트해진 난이도와 간편해진 미션 구성 그리고 복잡했던 병과 구성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등 기존 엑스컴 시리즈와는 다른 형태로 등장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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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무 낮이도를 낮춘 나머지 병종 구성이나 임무가 너무 단순해지고, 재미보다는 지루함이 앞서는 반복적인 미션과 각종 버그까지 더해지며, 재미까지 낮아진 것은 단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긴 했지만, ‘엑스컴 키메라 스쿼드’는 뜬금없이 슈팅 게임으로 등장한 ‘엑스컴 인터셉터’나 잘못 만든 실시간 전투는 턴제보다 지루하다는 것을 보여준 ‘더 뷰로: 기밀 해제된 엑스컴’ 등 전반적으로 평가가 낮았던 엑스컴 시리즈의 외전 작품들의 한계를 깨지 못한 게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글 /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jun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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