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이슈 축구 해외파 소식

구자철, 분데스리가에서 겪은 인종차별 고백.. “지금 생각해도 그때 너무 슬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구자철(31·알 가라파SC)이 분데스리가에서 뛸 당시에 겪었던 인종차별에 대해 털어놓았다.

구자철은 지난 15일 축구 유튜브 채널 ‘슛별친’과 인터뷰를 가졌다. 구자철은 당시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인종차별을 겪고 팀을 떠나려 했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구자철은 2013년 9월 볼프스부르크 홈구장인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구자철은 “그날 이상하게 컨디션이 안 좋았다. 잠도 못 자고 정신을 못 차려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로 경기장에 나갔다. 이기고 있는데도 뭔가 계속 불안했다”고 말했다.

결국 구자철은 전반 20분쯤에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볼프스부르크 진영으로 떨어진 볼을 헤딩으로 골키퍼에서 백패스하려고 했지만, 볼이 상대팀 공격수 앞으로 떨어지면서 실점의 빌를 제공한 것. 이후 구자철은 후반전 시작 직전 교체됐고, 경기는 볼프스부르크의 2-1 역전승으로 끝났다.

사건은 다음날 회복훈련을 할 때 발생했다. 구자철은 “후보 골키퍼가 ‘야, 차이니스’라고 부더니 ‘무슨 중국에서 하던 축구를 분데스리가에서 하느냐’며 ‘나이스 어시스트’라고 비꼬았다”고 밝혔다.

분노한 구자철은 팀의 단장을 찾아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빌트’든 ‘키커’든 언론과 다 인터뷰하고 겨울에 팀을 무조건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단장은 후보 골키퍼에게 전화해 구자철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구자철은 “새벽에 그 골키퍼에게 전화로 사과를 받은 기억이 있다”며 후보 골키퍼가 사과와 함께 저녁식사에 초대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지금 생각해도 그때 너무 슬펐다”고 돌아봤다.

한편 구자철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KFA)가 주최한 토크콘서트에서도 당시를 회상하며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하루 쉬고 라커룸에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용기를 냈다. 그 후에 선수들과 처음으로 함께 밥을 먹으러 가면서 틀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슛별친’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