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뼈대로 한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 발표로 증권가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5G 단독모드 상용망에서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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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뼈대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미래 선점 투자’였다. 문 대통령의 이 말 한마디에 증권가는 모처럼 분주해졌다. 문 대통령 언급이 있은 다음 날 열린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오전 투자 전략 회의에서는 업종별 애널리스트들이 수혜 종목을 선별하느라 난상토론을 벌였다. 아직 한국형 뉴딜의 세부 로드맵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증시에서는 벌써 관련 종목들이 들썩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주요 IT 부품주가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혜 업종으로 거론되는 분야는 크게 5G, 클라우드, 원격의료와 온라인 교육, SOC, 인공지능 등으로 요약된다.
5G 관련 대장주 가운데 전망이 가장 좋은 종목은 LG유플러스가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주가는 지난 3월 23일 이후 지난 5월 12일까지 42% 상승했다. 지난 1분기 깜짝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대통령 발언 이후 5G 가입자 증가 기대감까지 겹치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등극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렸다. KB증권은 LG유플러스 목표주가를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약 6% 올렸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의 투자 포인트는 무선 사업의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무선 가입자 중 LTE(4G)·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직전 분기 대비 0.5%포인트 커진 96.7%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만45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렸다. 안재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아직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한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하반기 중 ARPU까지 턴어라운드하게 되면 매출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몰캡 종목 중에서는 전파기지국, 머큐리, 아이즈비전, 에치에프알 등이 눈길을 끈다.
전파기지국은 공용무선기지국(중계망) 전문업체다. 전파기지국의 주력 제품인 중계망은 4G, 5G, 지상파 DMB, 휴대인터넷(WiBro), 주파수공용통신(TRS), 와이파이(Wi-Fi), 지상파 LBS(위치기반서비스) 등에 필요한 필수 설비다. 전파기지국은 중계망을 구축할 때 대부분 운용도 담당해 관련 인프라의 유지·보수 관련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2019년 개별 기준 매출 862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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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
클라우드 전문업체 눈길 끌어
‘에듀테크’ 교육주 모처럼 훈풍
머큐리는 인터넷 유무선 단말기, 위성장비, 광케이블 등 정보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8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내 통신 3사를 상대로 단말기를 공급 중이다. 단말기 시장점유율 65%로 1위 업체다.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 1110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이즈비전의 주력 사업은 알뜰폰이다. 하지만 100% 종속회사로 머큐리를 두고 있어 덩달아 주목받는다. 에치에프알은 SK텔레콤, 미국 버라이즌·AT&T에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한다.
기업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돕는 클라우드 전문업체도 주목받는다. 삼성SDS가 대표적이다. 삼성SDS는 이미 삼성, LG 등 그룹 차원에서 클라우드 전환을 진행 중인 데다 민간·공공 부문으로 클라우드가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호재다. 순현금 4조원을 보유하고 있고 재무 리스크가 없는 것도 삼성SDS의 강점이다.
클라우드 기반 세무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더존비즈온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 대표 상품은 ‘위하고 T’다. 세무회계법인 업무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이다. 국내 1만2000여개 세무회계사무소 중 2500곳이 채택했다. 실적 전망도 좋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774억원)은 지난해 대비 약 16% 증가할 전망이다.
‘에듀테크’, 즉 온라인 교육 관련 종목 중에서는 아이스크림에듀, 메가엠디, YBM넷 등이 기대주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주목을 받던 와중에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에듀테크 업체들이 공교육 보완 플랫폼 수준에 그쳤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AI·빅데이터·VR(가상현실) 등이 접목되면서 공·사교육을 아우르는 교육 플랫폼으로 체급이 확 올랐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러닝’ 사업을 하고 있다. YBM넷은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공업, 교육 서비스업 등을 영위한다. 메가엠디는 온라인 교육 정보 제공업과 학원 사업 등이 주된 비즈니스다.
원격의료 관련주로는 유비케어, 인성정보, 비트컴퓨터, 인피니트헬스케어 등이 거론된다. 유비케어는 요양기관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의료정보 플랫폼, 개인 건강정보 관리 플랫폼 등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3% 증가한 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6억원으로 3.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0억원으로 34% 급증했다.
인성정보는 환자가 스스로 집에서 진단할 수 있는 원격의료 장비 ‘하이케어허브’가 주력 제품이다. 이 제품으로 체중 변화, 혈압, 혈당 등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2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34억4400만원을 기록했다.
비트컴퓨터는 원격의료 솔루션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의료진 간 협진을 지원하는 시스템 ‘비트케어 플러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급대원이나 간호사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의료 지도를 받는 ‘스마트 의료 지도’, 가정용 의료기기로 측정한 데이터를 병원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비트케어 게이트웨이’ 등 여러 솔루션을 고루 갖췄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국내 PACS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PACS는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한 영상을 디지털화해 저장하고 전송·관리하는 시스템이다.
SOC 관련 종목도 모처럼 꿈틀거렸다. 시장에서는 고려시멘트, 삼표시멘트 등 시멘트 관련주가 먼저 움직였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SOC 투자에 관한 세부 계획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철도·도로 등 대규모 SOC 프로젝트를 추가로 집행할 것인지, 혹은 생활형 SOC에 국한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외 AI 관련주로는 데이타솔루션, 오픈베이스 등이 꼽힌다. 데이타솔루션은 시스템 통합 전문기업으로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AI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오픈베이스는 데이타솔루션을 연결 대상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오픈베이스는 삼성SDS에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과 빅데이터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며 한때 삼성SDS로의 피인수설에도 휩싸였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59호 (2020.05.20~05.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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