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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코로나에 `알바` 직격탄…청년취업자 11년만에 최대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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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시장 쇼크 ◆

매일경제

취업자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4월 고용동향이 발표된 13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이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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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대란이 본격화하며 15~29세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채용 일정이 일제히 축소·연기되면서 취업이 무한 연기되는 동시에 청년층 일자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르바이트(알바)에까지 고용 충격이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규직 비중이 높은 전문직·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도 본격적으로 감소하면서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고용 충격이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0.9%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취업자 수 감소폭도 24만5000명으로 가장 컸으며 이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 기록이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6.6%로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청년계층은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되는 아르바이트생·학생 비중이 높아 이들을 사실상 실업 상태로 간주한 고용보조지표를 활용한다. 청년층 고용지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유독 심각하게 악화된 것은 대기업·공기업 등의 취업 연기와 함께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단기 일자리에까지 코로나19 충격이 확산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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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발표한 '올해 상반기 채용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에 계획한 규모를 모두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은 21.4%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채용전형을 시작하지도 못한 기업은 55.9%에 달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청년층이 '버티는 일자리'로 활용하는 알바 자리도 '싹' 사라졌다.

지난달 산업별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이 전년 동기 대비 21만2000명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으며 도매·소매업도 12만3000명 감소했다. 이들 업종은 20대 청년이 많이 취업하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비중이 높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집계에서도 아르바이트 비중이 높은 임시근로자(1개월~1년 근로계약)가 58만7000명, 일용근로자(1개월 미만)가 19만5000명 줄어 하락세를 주도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제는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일자리난이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취업 시기 지연에 따른 이력효과로 인해 차후 전체 생애에 걸쳐 경쟁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취업준비생의 큰 축인 20대 중반 청년층(1996~1998년생)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과 대입을 전후해 세월호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를 겪었는데 취업을 앞두고 코로나19까지 경험하면서 '비운의 재난 세대'라는 말이 나온다. 취업자가 증가한 연령은 노인일자리 사업 등 정부 재정이 투입된 60세 이상(27만4000명 증가)뿐이었다.

4월 고용 쇼크에 나타난 또 다른 특징은 정규직 비중이 높은 전문직·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도 본격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9대 직업별 분류 중 8개 직업군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판매종사자(-13만2000명)를 비롯해 전문가·관련 종사자(-11만4000명), 서비스종사자(-11만명), 기능원·기능종사자(-9만1000명), 단순노무종사자(-2만8000명),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종사자(-3만6000명), 사무종사자(-2만5000명) 순서로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전문직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현재 직업 분류체계가 만들어진 2014년 이후 지난 3월(-8만3000명)이 처음이었다. 애초 음식·숙박, 도소매 등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고용 대란이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은 경기 후행적인 성격이 있어 3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본격화하고 이후 수출이 급락한 영향이 5월 제조업 고용지표부터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용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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