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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는 미국, 물러선 EU…중국을 대하는 '온도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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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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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유행)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각국의 대중국 관계에는 온도차가 나타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중국을 압박하는 반면 유럽은 여기서 한발 물러서 있는데, 이는 중국이 유럽 대륙에서 경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은 ‘책임론’ 때문에 미국과 유럽 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유대 관계는 엇갈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함과 동시에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에 포함된 미국 상품 2000억달러 구매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해당 합의를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과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향후 미중 무역협상을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인다는 방침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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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로고 /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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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중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방식에 차이가 있다. 최근 EU 집행부는 중국 주재 EU 대사가 중국에서 EU 회원국 대사들의 기고문이 검열되는 것을 받아들인 점을 문제삼았다. 중국 주재 EU 대사와 27개 EU 회원국 주중 대사가 최근 중국과 EU의 외교관계 수립 45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 영자지 중국일보에 공동기고문을 게재했는데, 코로나19의 기원·확산과 관련된 부분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해당 결정에 앞서 EU 주중대사는 본부나 회원국과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관계를 개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EU의 대응에 유럽 고위 정치인들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중국의 위기 대처와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조사 대상국을 중국으로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실상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

WSJ는 EU의 태도에 대해 중국이 최근 1년간 유럽 국가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소장은 “EU는 중국과 상업적인 관계를 중시해 이러한 관계가 위태롭지 않을 정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국 외교관들은 여러 EU회원국에서 점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는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해 의료물품 지원 등을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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