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병지 부분 삭제돼 발행 / 중국 외교부의 강력한 반발 때문
지난 2월18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임시 병원에서 의료진이 잠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우한=AP·뉴시스 |
SCMP에 따르면 중국 주재 EU 대사 등은 전날 중·EU 외교관계 수립 45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세계적 위기를 맞아 EU와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기고문은 지난 45년 동안 중국과 EU의 협력관계를 되돌아보고, 코로나19 확산을 맞아 양측의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원래 기고문에는 ‘올해 많은 EU와 중국 고위급 회담 등이 계획됐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3개월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리의 계획은 잠시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중국 외교부의 강력한 반발로 삭제됐다.
대신, 전날 발행된 신문에는 ‘코로나19 발생으로’라는 단순한 문구만 들어갔다. 또 영문 기사로만 발행됐고, 중국 기사로는 나가지 않았다. EU 외교 대변인은 “주중 EU 대사 등은 코로나19의 기원 및 확산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라는 요구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외교부 동의가 없으면 발행 자체가 어렵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정을 받아들여야 했다”며 “우리는 기고문이 완전한 형태로 발행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는 코로나19 발생과 우한을 연결하는 행위 자체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중국 우한 전문가 파견을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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