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보, '코로나19 중국 기원' 부분 삭제한 채 발행
코로나19 환자 CT사진 살펴보는 우한 의료진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검열대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유럽연합(EU) 대사 등이 관영 매체에 기고한 글마저 검열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대사와 27개 EU 회원국 주중 대사는 중국과 EU의 외교관계 수립 45주년을 맞아 전날 중국 관영 영자지 중국일보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중국과 EU는 1975년 5월 6일에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세계적 위기를 맞아 EU와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지난 45년 동안 중국과 EU의 협력 관계를 되돌아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맞아 양측의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전날 중국일보에 실린 기고문의 내용은 당초 EU 대사 등이 작성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원래 기고문에는 '올해 많은 EU-중국 고위급 회담 등이 계획됐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3개월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리의 계획은 잠시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내용에 중국 외교부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결국 이 부분이 삭제된 채 발행될 수밖에 없었다.
전날 발행된 중국일보에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3개월 동안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라는 부분이 빠지고, 대신 '코로나19 발생으로'라는 단순한 문구만 들어갔다.
EU 외교 대변인은 "주중 EU 대사 등은 코로나19의 기원 및 확산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라는 요구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외교부 동의가 없으면 발행 자체가 어렵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정을 받아들여야 했다"며 "우리는 기고문이 완전한 형태로 발행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것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된 책임을 회피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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