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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中 대신 국제공조 이끌까...코로나19 기원 독립조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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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계보건총회서 결의안 제출 예정

"미·중 정치적 다툼에서 거리두면서 독립적 조사해야"

뉴시스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녀는 12일 자 독일 빌트 암 존타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여름휴기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보류할 때라고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20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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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유럽연합(EU)이 국제사회의 공조를 증진하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싸움에서 거리를 두면서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이겨낼 길을 찾겠다는 의도인데 얼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EU는 오는 1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제적 독립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버지니 바투 EU 외교안보정책 대변인은 5일 사우스차이나포닝포스트(SCMP)에 "결의안은 국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보건 대응 과정에서 배운 교훈들을 놓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청한다"면서 "미래 글로벌 보건 안보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뉴스는 "현재로서는 문건에 손가락질을 하는 내용은 없어 보인다"며 "EU는 코로나19의 정확한 기원과 확산 경위에 관해 논의하길 원한다. 일종의 부검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3일 프랑스 주간 르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의 다툼에 거리를 두면서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독립적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은 이번 사태를 놓고 서로를 탓하고 있는데 이는 상호 경쟁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해 전 세계적인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 대중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거나 미국인 피해자들이 중국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자신들 역시 '피해자'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코로나19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SCMP는 EU가 전통적으로 지정학적 문제에 관여를 꺼려 왔지만 작년 12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 취임 이래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을 점점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EU 내부적으로도 미중 어느 쪽에도 의존하지 않는 '전략적 자주성'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지난 4일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글로벌 대응 모금 서약'이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통해 참가국들은 이날 74억 유로(약 9조9000억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EU 집행위원회와 파트너 정부들이 이처럼 중요한 서약 컨퍼런스를 주최한 리더십에 감사하다"며 "오늘날 세계에는 정확히 이런 종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6일 사설에서 EU가 이번주 국제회의 주최를 통해 바이러스 치료와 억제, 검사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기금을 모으는 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공방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EU의 노력이 얼마나 빛을 볼 수 있을진 미지수다.

미국은 EU가 중국에 대한 책임 추궁에 함께 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5일 "동맹과 파트너들이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제기하는 데 미국과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며 "이는 향후 걷잡을 수 없는 발병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EU가 중국의 코로나19 허위 정보 유포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간하려다가 중국의 압력에 못이겨 내용을 순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U 측은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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