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정부 "신속한 협상" 예고했지만…
미국 "대선 변수 고려해야" 신중론 계속
영국도 '농축산물' 놓고 여론 살피기
[워싱턴·맨체스터=AP/뉴시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왼쪽)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해 온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202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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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해 온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양측 정부는 '신속한 협상'을 예고했으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교착, 미국의 11월 대통령 선거, 농산물 부문 입장 차이 등으로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앞으로 약 2주 동안 원격 협상을 시작한다며 "무역협상의 전반을 아우르는 30여개 단체가 협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참가하는 인원만 300명이 넘는다. 모든 분야에 대한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야심찬 거래'를 추구하고 있다"며 "빠른 속도로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속살을 살펴보면 양측 모두 성급한 거래는 피하는 눈치다.
미국 측 관계자는 "영국이 EU와 교역조건을 명확하게 정하기 전까지 의미 있는 거래를 성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FT에 전했다. 영국과 EU의 포스트 브렉시트 협상을 기준으로, 더하고 덜하는 식으로 협상을 진행시킬 계획이라는 뜻이다.
미 의회의 핵심 보좌진들과 로비스트들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큰 진전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의회 내 주요 위원회들이 미국과 영국의 협상안을 승인해야 FTA가 시행되는데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추진 자체가 사실상 힘들다는 뜻이다. 한 보좌관은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11월께 낮은 수준의 협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축산물 분야의 충돌도 문제다.
미국 측 중진의원은 입을 모아 "이번 협상의 핵심은 농축산물"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미국이 영국과 농산물 분야에서 더 좋은 거래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은 그동안 미국이 FTA를 통해 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화학약품을 이용해 소독한 가금류를 수출하려 한다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론이 악화된 만큼 영국 정부가 성급하게 움직이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영국과 EU의 협상 역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EU의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이날 회원국 대사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개최하고 "EU와 영국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위터를 통해 "EU는 우리의 입장에서 침착하고 단합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국과 새롭고 야심찬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이슈에 대한 병행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EU의 다음 협상은 다음주에 개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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