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위한 보수가 아니라 실용적 이념을 따르겠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권영세 당선인(4선·서울 용산)이 후보 등록 마감 하루 전인 5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출마 일성을 밝혔다. 그는 서울 중 강남3구가 아닌 지역에서 당선된 유일한 통합당 후보다. 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이날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4인 후보 중 유일한 수도권 출신 인사로서 의미도 작지 않다. 권영세 후보는 원내대표 경선에 임하면서 외연 확장과 보수 개혁 키워드를 내세웠다. 권 후보는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수도권 지역 중진 의원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영남도 중요한 기반이지만,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도권 지지를 얻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외 지역에서 당선인을 거의 내지 못한 통합당에서 수도권 당선인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보수 개혁 역시 권 후보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보수를 위한 보수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용적 이념을 따르는 방식으로 이념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정책적 방향을) 필요에 따라 중간 쪽으로 바꿔야 할 경우도 있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도 변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그는 "태도 변화에는 그간 행동이나 막말, 대여 투쟁 방식이 포함된다"며 "매번 광장으로 나가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현 원내지도부를 두고서도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장외 투쟁 방식이 국민한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 총선 성적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반대할 건 반대하되 반드시 대안을 제시하는 반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80석으로 몸집을 불린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하기 위해 대여 투쟁보다는 대여 협상 방식으로 전환을 꾀한다는 포석이다. 그는 "직접 총선과 대선을 지휘해본 결과 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면 이기고, 그러지 못하면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원내대표의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는 "개인적 호불호가 아니라 당내 총의에 따라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권 후보는 조기전당대회에 반대하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당분간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해온 조해진 당선인과 러닝메이트를 이루면서 김종인 비대위 찬반 여론을 모두 끌어안겠다는 모양새다. 친박 인사가 아니냐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계파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선을 그었다. 권 후보는 "친박 친황 반황 등 여러 계파가 있어왔지만 당 내외 상황을 봤을 때 계파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졌다"며 "실용적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권 후보는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활동을 이어온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다. 2002년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 영등포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처음 입성한 그는 같은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냈고, 2012년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아 새누리당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8년 만인 이번 총선에서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게 890표 차로 신승을 거두면서 4선 의원으로 복귀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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