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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0개국 코로나 백신 10조 모금, 中도 동참···美 쏙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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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개최된 '코로나19 글로벌 대응 국제 공약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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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과 EU 등 세계 40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75억 유로(약 10조 551억원)를 모으기로 했다. 정부는 5000만 달러(613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은 불참했다.

강경화 장관은 4일 ‘코로나19 글로벌 대응 국제 공약 화상회의’에 참여해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바이러스에 대한 승리를 말할 수 없다”며 재정 지원 의사를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정부는 백신·치료제·진단과 관련 국제보건기구와 단체들에 해마다 5000만불을 기여했다”며 “올해부터는 감염병혁신연합에 대한 기여를 시작하고 관련 보건 기구 및 단체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되도록 빨리, 누구나 살 수 있는 백신 개발 목표



모금액은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WB) 주도로 출범한 ‘전 세계 준비태세 감시위원회(GPMB)’가 분석한 필요 금액이다.

모금된 기금은 국제 민간공동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에게 지원돼 진단법,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고 분배하는 데 사용된다. 되도록 빨리 누구나 살 수 있을 만한 가격에 백신 등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 회의에는 40여개 국가뿐 아니라 국제연합(UN)·세계보건기구(WHO)·세계은행(WB) 등의 국제기구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겸 ‘빌&멜린다 게이츠’ 자선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 웰컴 트러스트 등도 동참했다. 중국은 금액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참 의지는 분명히 했다.



연일 치고받는 미·중…중국은 참여, 미국은 불참



코로나19 책임론으로 중국과 연일 공방을 벌이는 미국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며 자체 개발을 선언했다. 이어 “미국은 지금까지의 백신 역사에서 앞서 왔다. 우리보다 먼저 개발하는 국가가 있다면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중국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WHO와도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하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엉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연간 5억 달러 출연도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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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며 자체 개발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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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같은 미국의 독자 행보와 ‘중국 때리기’가 본격적인 대선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내 반중 여론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쪽 선거 운동 및 모금 조직인 ‘아메리카 퍼스트 액션’(AFA)은 바이든 후보를 “베이징 바이든”이라고 부르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반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사평(社評)에서 “미국 일부 정객이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여론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5일 ‘트럼프가 세계 백신 쟁탈전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나 국제공조 무시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불필요하게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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