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7일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부터 민주당원 신분이 박탈됐다. 스스로 시장직을 사퇴한 지 나흘 만이다.
임채균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안이 중차대하고 본인도 시인하고 있어 만장일치로 제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리심판원은 재적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해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제명을 결정했다. 경고, 당직 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 제명 등으로 구성된 징계 종류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제명이 결정된 것이다. 임 위원장은 “사안의 성격상 피해자 보호도 있어서 구체적인 경위는 말할 수 없고, 제명할 사안으로 봤다”고 말했다.
의결 전 징계 당사자는 본인 입장을 소명할 기회가 있지만, 오 전 시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소명을) 포기한 것”이라며 “(당에서) 나름대로 진행한 현장조사를 근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순간부터 오 전 시장은 민주당원이 아닌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윤 위원장은 “예”라고 답변했다. 윤리심판원의 결정 내용은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남인순 최고위원이 이끄는 ‘젠더폭력근절대책태스크포스(TF)’를 이날 출범시켰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젠더폭력 예방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당 시스템 점검을 통한 대안을 마련하고 공직자, 당직자, 당원들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을 체계화하고자 한다”고 TF 설립 배경을 밝혔다.
야당은 ‘사퇴시점 총선 전 조율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회의에서 오 전 시장이 총선 이후 사과·사퇴하겠다는 공증을 법무법인 부산에서 받은 점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사건 발생 당시 이를 몰랐다는 말을 믿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었고, 현재는 오 전 시장 캠프에서도 일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정재성씨가 대표 변호사로 있다.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 성추문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28일 첫 회의를 갖기로 했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이 진상조사단을 지휘하며 김도읍·김웅·유상범 등 검사 출신 당선인과 김미애·김은혜·황보승희 등 여성 당선인까지 총 8명으로 구성했다. 오 전 시장 사건을 포함해 김남국 민주당 당선인의 성적 비하 팟캐스트 출연 논란,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등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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