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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주자 vs 꿔주자' EU도 코로나 지원 의견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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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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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총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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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EU 장기예산안(MMF)을 조정하고 대규모 경제회생기금을 설치하기로 했다. 다만 자금 규모 등을 놓고 상대적으로 재정능력이 좋은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갈등을 빚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EU 정상들은 EU 집행위원회가 구체적인 계획을 다음달 초까지 내놓는 것에 합의했다. 또 경제회생기금은 2021∼2027년 MMF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각 회원국은 기금 규모와 자금 조달 및 운용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하자고 주장하고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대출'로 지원해 추후 갚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보조금과 대출의 적절한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면서 회원국 간 경제 부양 능력엔 엄청난 차이가 있고 EU는 이를 비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금 규모로는 1조∼1조5000억 유로(1327조 원)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단 EU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적 기여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그러나 EU 내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인 독일이 부담도 가장 크게 질 것을 예상해 기금은 궁극적으로 '갚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실질적인 예산 책정이 필요하다"면서 "각 국가(경제)가 하락하면 EU 전체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이 사태는 정치적인 비상"이라며 "회복기금이 하반기 안에 전달되고 운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경제적 공동 대응을 둘러싸고 계속 갈등 중이다. 앞서 EU가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인 '코로나 채권'을 발행하자는 이탈리아의 요청이 있었으나 독일과 네덜란드 등이 채무 수준이 높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같은 채권에 묶이길 거부하면서 흐지부지된 상태다.

대신 EU 정상들은 이날 앞서 9일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합의한 5400억 유로 규모의 경제대응책을 오는 6월 1일 가동하기로 승인했다. 이는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 융자, 유럽투자은행(EIB) 보증 기금, EU집행위원회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로 타격받은 회원국과 기업,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구제 대책이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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