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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6)의 심혈관계 질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가족력과 비만도를 감안할 때 급성심근경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심혈관질환의 하나로 국내 사망원인 2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내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이로 인해 피가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의 괴사가 일어나게 된다. 갑작스런 가슴통증을 일으키며, 3~6시간 내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
심장분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았다면 ‘스텐트 시술’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의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술 등 시술을 받는다. 증상이 심각하면 흉부를 열어야하는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아야 한다.
스텐트 시술은 막힌 혈관 부위에 그물망 모양의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 허벅지나 손목동맥으로 가는 관을 넣어 좁아진 혈관까지 밀어 넣고 혈전을 뽑아낸다. 스텐트 시술은 중증도에 따라 퇴원시기가 다르다. 시술 다음 날 퇴원할 수도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심장상태가 좋지 않으면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으면 회복기간이 오래 걸린다.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시술이 아닌 가슴을 열어 심장에 대체혈관을 연결해야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스텐트 시술의 경우 보통의 숙련된 심장병 전문의가 집도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 전이나 스텐트 시술 과정에 심정지가 오면 최악의 경우 뇌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한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이 심정지로 이어져 혈액이 5분 넘게 공급되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돼 뇌사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스텐트 시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합병증이 있거나 빠른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급성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인 비만, 흡연, 음주 모두에 해당된다. 고도비만으로 인해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 과도한 흡연은 동맥경화로 이어지기 쉽다. 동맥경화는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보도된 사진 등을 볼 때 김 위원장은 2018년 3월 대북특사단과 만났을 때보다 더 비만해진 모습이다.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과 목 부위에 살이 더 붙었고 얼굴 혈색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 정도 비만이면 당뇨와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적으로 혈관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가족력이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부 김일성 주석은 모두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현지 지도 중 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증으로 숨졌다. 생전 동맥경화 치료를 받은 김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젊은 편이지만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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