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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개인보호장비 공동구매' 기회 세 번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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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문제로 EU 초대장 확인 못 해…보건당국 회의에도 불참

영국 내 개인보호장비 부족 심각…보건부 "향후 참여방안 검토"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영국 의료인력 [AF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개인보호장비(PPE)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세 번의 기회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개인보호장비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 내 25개국이 13억 파운드(약 2조원) 규모의 개인보호장비 공동조달 계획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차분이 수일에서 2주 이내에 각국에 전달될 예정이다.

개인보호장비에는 마스크와 가운, 고글 등이 포함된다.

EU는 이와 별도로 개인보호장비를 회원국 내에 비축하기로 하고 우선 루마니아에 관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영국은 이번 공동조달 계획에서 제외됐다.

당초 EU는 지난 2월 28일과 3월 17일 각각 개인보호장비 공동구매를 추진했다.

2월 28일 조달 당시에는 공급업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계획이 좌절됐고, 이에 EU는 3월 15일 재구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세 번의 공동구매 기회에 영국은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공동구매 입찰이 부쳐진 뒤에야 공동구매 협정 운영위원회가 보낸 초대장을 받지 못한 사실을 파악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의 초대장이 사용하지 않는 이전 이메일 주소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이를 수정한 뒤인 지난달 19일에야 공동구매 관련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와 별개로 향후 개인보호장비 수요 조사를 위해 지난달 25일 열린 보건당국 관계자 간 회의에도 영국은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은 공동 연구장비 구매 계획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현재 EU가 계획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공동구매에도 참여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이후인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30일까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EU 정상 또는 보건장관 간 열린 8차례 콘퍼런스콜이나 만남에 불참했다.

EU가 공동으로 산소호흡기 구매를 추진할 때도 영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문제는 영국 내 개인보호장비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와 간호사 등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왕립간호학교는 완전한 개인보호장비를 갖출 수 없다면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것을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왕립간호학교 도나 키네어 학교장은 "많은 이들이 전화를 걸어와 필요한 것들이 부족하다고 말해왔다"면서 "간호 인력들이 바이러스로 죽어가고 있다. 너무 많은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건부는 "유럽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보건 필요성을 토대로 EU의 공동구매 계획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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