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바늘형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 약물의 과남용 없이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밀 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는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바늘형 마이크로 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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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을 입힌 암세포에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의 약물 방출을 나타낸 측정군과 약물 투입을 하지 않은 측정군 등을 시간에 따라 비교한 광학현미경 사진이다. |
연구팀이 개발한 바늘형 로봇은 바늘을 이용해 세포에 고정하고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춘 로봇이다.
이 로봇은 나노-마이크로 크기로 제작됐으며 금속박막 증착기술을 통해 자성물질(니켈)과 생체적합물질(티타늄 옥사이드, TiO2)을 증착했다. 자성 물질이 있어 자기장을 타고 치료부위에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다. 티타늄 옥사이드 물질이 있어 화학적인 방식으로 항암제 탑재 능력을 높였다.
특히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자동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이 로봇을 치료 부위까지 정확하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로봇은 바늘 형태로 돼 있어, 외부 에너지와 정밀 제어 없이 한 번 전달된 위치에 고정돼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암세포 찾아가 약물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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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의 약물 전달 과정(a), 제어 환경에 따른 실험결과(b), 유체 흐름 환경에 따른 고정 기능의 정성(c) 및 정량(d)적인 실험결과다. |
연구팀은 체외 배양한 암 종양에 이 로봇을 적용해, 외부의 자기장 에너지의 도움 없이 장시간 약물이 전달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로봇은 정확하게 암 종양에 도달해 바늘로 고정한 뒤 약물을 투여했고, 암 종양은 약물 치료에 따라 사멸했다.
연구팀은 이 로봇의 임상치료와 상용화를 위해 체내에서의 마이크로로봇 제어에 필요한 대형 자기장 시스템, 마이크로로봇 시각화에 필요한 의료 영상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홍수 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기존의 마이크로로봇의 기능을 더욱 개선시켜 약물전달 효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더욱 향상된 마이크로로봇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장기적으로 동물실험과 관련 병원 및 기업과 후속 연구를 진행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기반 정밀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인 어드벤스드 헬스케어 머트리얼즈에 8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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