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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선포 4주 미국, 코로나19 확산세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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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한겨레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미국행 항공기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발열검사를 시작한 지난달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탑승장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하는 승객들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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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의 싸움이 중대한 기로에 접어들었다. 최다 확진자 국가이자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4월 들어 확산세의 상투를 잡았는지를 놓고 엇갈린 신호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성공적인 방역을 보여준 한국에서는 확진자 발생이 감소해, 바닥에 근접하는지도 주목된다.

미국이 3월13일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동제한과 봉쇄, 격리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한달이 다 됐다. 중국의 경험에 따르면, 중대한 변곡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31일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생을 처음으로 공식 보고한 뒤 1월23일 우한을 봉쇄하며 강제적인 봉쇄와 격리에 들어갔다. 그 후 4주째에 확진자 발생은 정점을 보였고, 3월10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한을 방문하며 승리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우한 봉쇄 해제는 지난 7일 이뤄졌다.

중국의 이런 경험에 바탕한 전문가들의 예측 모델에 따르면, 미국도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4주쯤에 확산세가 정점에 오르고, 8~10주 뒤에는 안정세에 도달할 수 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4주가 되어가니, 미국도 이제 확산세가 정점에 올랐는지를 가늠할 시점이다. 미국이 확산세의 상투를 잡는 것이 확인된다면, 비상사태 선포 8~10주 뒤인 6월에는 안정세로 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3월31일(현지시각) “앞으로 대단히 고통스러운,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일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엇갈린 신호들이 나온다. 존스홉킨스대의 집계에 따르면, 9일 현재 확진자는 46만1437명으로 세계 최다에, 사망자는 1만6478명으로 두번째로 많다. 확진자 증가세는 오락가락한다. 3일 3만3300명 이후 4일 2만8200명, 5일 2만9600명, 6일 2만9600명으로 감소세였다. 그래서 존스홉킨스대는 5일간의 신규 확진자 수를 평균하는 ‘5일 이동평균’이 3일 이후 하락하고 있다며, 확산세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뀌었다고 7일 분석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는 7일 다시 3만2800명으로 늘어났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8일 <폭스 뉴스>에서 “이번 주 이후로 우리는 전환점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확산세의 정점을 찍고 하락으로 돌아서려면, 중국처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활동을 앞으로 6주 정도 더 지속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4월 말까지로 연장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물론이고 백악관 쪽은 5월이 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하기 위해 안달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사용할 마스크 등은 물론이고, 의료진이 사용해야 할 방호복이나 환자를 치료할 호흡기, 병상 등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고, 해결될 조짐도 없다. 하버드대 등의 감염병 전문가들이 추정한 코로나19 확산 모델에 따르면, 미국에 동시에 가용할 수 있는 36만6천개의 집중치료 병상이 필요한데, 현재 확보된 병상은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세계적인 감염병학자인 영국의 닐 퍼거슨 박사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최악의 경우 220만명, 낙관적으로 봐도 110만명이 사망한다는 음울한 전망을 했다. 미국이 성공하려면 한국을 모방해야 하는데 그것은 비약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도 백신이 나올 때까지인 향후 18개월 동안 그 성공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면서 이렇게 진단했다. 한국이 현재의 선전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미국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퍼거슨 박사는 한국이 국내에서 방역에 성공해도 해외에서 유입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지적대로 3월 말부터 한국에서는 해외에서 귀국하는 이들 중에서 나온 확진자가 늘어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들이 귀국자들에게 취한 강력한 대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확진자 수는 4월1일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9일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는 27명에 그쳤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떨어진 것은 50일만에 처음이다. 대구의 신천지교회로 인해 확진자가 폭발하기 시작한 2월20일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 수를 하루 5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안정세의 지표로 설정해왔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1월20일 같은 날에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보고됐는데, 현재 한국의 확진자 수가 1만450명, 미국은 46만명을 넘었다. 한국이 이런 성공을 유지할 수 없다면, 조건이 더 열악한 미국 역시 희망은 희박한 것이다. 지구촌의 코로나19 극복에서 미국이 관건이고, 한국은 그 희망의 증거다.

정의길 국제뉴스팀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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