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새 요금제 백지화, 기존 요금제로 복귀"

"'원점 재검토' 조언 및 코로나 19 상황에 질타 수용"

"빠른 시일 내 오픈 서비스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복귀"

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수수료 인상 논란을 낳으며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배달의민족'이 다시 기존 수수료 체계로 돌아가기로 했다.

주문결제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는 10일 "외식업주님들의 고충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하고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부담을 끼쳤다"며 " 4월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 등은 수수료 체계 복귀 시점과 관련해서는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 등은 "요금제 개편 이후 외식업주님들을 비롯해 관계기관, 그리고 각계에서 한결같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며 " 더구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는 요금제 개편은 안된다는 말씀도 주셨다"고 밝힌 뒤 "각계의 충고와 업주님들의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여 결정하겠으며, 이를 위해 업주님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배민이 도입 열흘 만에 새 요금제를 철회하고 이전 요금 체계로 복귀하기로 한 것은 '요금제 논란'이 독일계 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합병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배민의 새 요금제가 자영업자의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배민의 기업결합을 심사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곧바로 '엄격한 심사' 방침을 밝혔다.

'배민이 요금 체계를 변경한 것은 경쟁 사업자나 이해관계자의 눈치를 안 보고 가격정책을 바꾼 것이고, 이는 시장 지배력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는 국내 시장 1위업자인 '배민'과 2위인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으로 거대한 독과점이 생겨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공정위도 일정 부분 인정한 셈. 배민으로서는 요기요와의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는 치명타다.

결국 아시아나 매각가의 2배에 가까운 4조 7천억원의 '빅딜'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배민은 어쩔 수 없이 새 요금제를 전격 백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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