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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700조원대 '코로나19 구제대책' 합의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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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로존 19개국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인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재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리스본에서 회원국 재무장관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포르투갈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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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진통 끝에 700조원대 ‘코로나19 금융대책’에 합의했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 19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9일(현지시간) 화상회의에서 5400억유로(약 716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금융 구제대책에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럽안정화기구(ESM)를 활용해 감염증 피해가 심한 회원국들에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기업 대출을 늘리고, 일자리가 줄지 않도록 급여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SM을 통해 지원되는 돈은 2400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쟁점 중 하나였던 유럽 긴급 공동채권, 이른바 ‘코로나채권’ 발행은 합의에서 빠졌다. 포르투갈 재무장관인 마리오 센테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몇 주 전만 해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던 담대하고 야심찬 제안들”이라며 “유럽에 보호를 요구해온 시민들에 보내는 응답”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EU 정상회의에서 승인을 받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ESM과 코로나채권 등을 논의했으나 입장 차이가 커 합의를 내놓지 못했고 재무장관들이 추가 논의를 넘겨받았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은 코로나채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독일이 거부했다.

재무장관들은 지난 7일 무려 16시간 밤샘 협상을 했으나 네덜란드가 주도한 구제금융의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고 이탈리아 등이 반발하는 바람에 다시 결렬됐다. 네덜란드는 협상에서 코로나19로 경제가 완전히 무너질 판인 이탈리아 등을 향해 ‘거버넌스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요구했다. 이탈리아는 보건 위기부터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며 반발했다. 재무장관들은 이틀 간 추가 논의를 하면서 마침내 합의를 이끌어냈다. 네덜란드는 지원조건을 완화하는 것을 받아들였고, 구제기금을 코로나19 대응에만 쓴다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2010~2012년 유로존 금융·재정위기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이 EU에 손을 벌렸을 때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이 가혹한 전제조건을 내밀어 유럽 전체가 흔들린 전례가 있다. 남유럽에 들이민 구제금융 조건들은 국제통화기금(IMF)식 구조조정을 강요했고,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장기적으로는 경제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당시를 거울 삼아 일단 공동대책을 내놓고 연대가 흔들리지 않게 하는 데에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특히 이번에는 남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까지 모두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어 대대적인 부양책이 시급한 상황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까지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는 6만5000명이 넘는다.

힘겹게 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으나 5000억유로 규모로도 유럽 경제의 경기후퇴를 막는 데에는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은 공동채권 발행이 무산된 것을 가리켜 “대륙 경제는 역사적인 멜트다운에 이미 접어들었는데도 베를린와 헤이그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게 합동 대출을 해주길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회의 뒤에 여전히 토론은 ‘열려 있다’면서 “공동채권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합의에) 함축돼 있다”는 모호한 말을 남겼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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