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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한은, 국채·산금채 사서 돈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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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안재용 기자] [한은, 단순매입 대상 국책은행 발행 채권으로 확대… "미 연준식 회사채 지원방안 상당히 효과적"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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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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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다. 100조원대 금융지원에 나선 정부와 국책은행에 실탄을 제공하겠단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식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을 통한 금융시장 지원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수출입금융채권(수은채), 중소기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1년간 시행된다.

한은은 그동안 국채, 정부보증채 등만 단순매매 대상 증권으로 인정했다. 단순매입 대상 증권을 확대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실물부문으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현재 두산중공업, 저비용항공사(LCC) 등 구조조정 현안을 떠안고 있는 산업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한은이 이를 유통시장에서 사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은이 산업은행 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은이 유동성 공급 규모를 확대해왔지만, 자금이 필요한 곳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 채널을 확대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필요시 시장수요에 맞춰 관련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국채발행 늘리면…한은 "적극 매입"

국채 단순매입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올해 코로나19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고채 수급 안정을 통해 시장안정을 도모할 생각이고, 그런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을 적극 실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채발행 확대에 따른 구축효과(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 투자 위축 현상)를 막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10일 1조5000억원 규모 국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총재는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며 "한은과 정부 간 실무자선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이후 구체적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현재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다.

최근 단기금융시장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직면한 증권사들이 CP(기업어음)를 시장에 쏟아내면서, CP 금리가 급등(가격은 급락)하는 불안을 겪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식의 특수목적법인(SPV) 설립을 통한 회사채 등 금융시장 지원 가능성도 열어놨다. 미 연준은 미 재무부가 100억달러씩 출자(신용보증)한 SPV에 대출을 하고, SPV가 CP와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단기금융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기관이 보증하지 않은 채권매입을 금지하는 연준법에 따라 우회로를 뚫은 것이다.

이 총재는 "(한은이) 직접 비금융기관 지원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연준과 같이 정부와 협의하고, 정부의 신용보강을 통해 시장안정에 대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0.75% 동결…올해 성장률 1%도 어렵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7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은과 정부에서 내놓은 각종 금융, 재정정책 효과를 판단해보겠다는 취지였다. 이 총재는 "금리정책 여력은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 "경제, 보건의료 전문가 등의 전망을 기초로 3분기 중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는 기본 시나리오로 예측해보면 올해 플러스 성장은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전적으로 코로나19 진행 양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상황은) 대단히 가변적"이라면서도 "1%대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고은 기자 doremi0@,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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