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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영업금지 비웃듯 호객행위…음성화된 불법업소들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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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취약지대’ 유흥업소들의 영업정지 첫날

대부분 업체 문 닫았지만 서울시 명령 따르지 않은 곳 많아

성매매 등 불법행위 이뤄지는 업소는 실태 파악도 어려워

경향신문

서울시가 영업중단 행정명령을 내린 지난 8일 밤, 서울 강북구 한 스탠드바에서 손님과 종사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찾은 서울 강남구 유흥업소 ‘ㅋㅋ앤트렌드’는 지난 2일 종업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이미 휴업 중이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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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늦은 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스탠드바 네온사인이 번쩍였다. 지하에 있는 업장으로 들어서니 남녀 10여명이 132㎡(40평) 남짓한 공간에서 각기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다. 일부는 손님이고 일부는 유흥업 종사자다. 드럼과 노래방 기기가 설치된 플로어에는 몇몇 사람이 나가서 노래하고 춤을 췄다.

유흥주점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영업을 중단했어야 한다. 전날 서울시가 콜라텍, 클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대해 이날부터 19일까지 영업중단 행정명령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서울시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강북구 번동에 자리한 한 라이브바도 영업 중이었다. 지하 테이블에 유흥 접객원이 자리했다. 이들은 “안쪽으로 들어와서 앉으세요”라며 호객도 했다. 9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강남 전 클럽 무료게스트 및 테이블 예약’ ‘선릉풀살롱’ 등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한 업체는 단골손님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서 오늘(8일)까지만 영업하고, 내일(9일)부터 19일까지 부득이하게 영업을 쉽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 등 연락을 취했다.

경향신문은 8일 저녁부터 9일 이른 새벽까지 서울 마포 홍대, 강남, 강북 수유동 일대 클럽과 유흥주점 등 유흥업소와 술집 등을 돌아봤다. 대부분 업체가 문을 닫았지만 일부 업체는 영업을 했다.

서울시가 행정명령을 내놓은 건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는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업소 ‘ㅋㅋ앤트렌드’ 종사자 ㄱ씨가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7일 발표했다.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ㄱ씨는 확진 사실을 모른 채 지난달 27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업소에서 9시간가량 일했다. 이 시간대 해당 업소를 찾은 손님과 직원은 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업소가 집단감염의 새로운 근거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ㄱ씨의 확진 판정 전부터 서울시가 클럽, 콜라텍, 유흥주점 등 2146곳을 현장점검하고 일시휴업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80%의 업체가 휴·폐업했지만 따르지 않은 곳도 많았다. 서울시는 422개 유흥업소가 전날까지 영업 중이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9일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집합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계속할 경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해당 업소에 각종 치료비·방역비 등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유흥업소에 사실상 영업정지에 준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데 대해 별도의 보상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워낙 유흥업소 숫자가 많아 전체적으로 보상할 엄두를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ㅋㅋ앤트렌드는 ㄱ씨의 확진 사실을 알게 된 지난 2일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삼동 한 가라오케 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발적 휴업’이란 게시물이 붙었다. 이곳 앞을 오가던 대리운전 기사 ㄴ씨는 “강남에서 평소 이 시간이면 사람들이 자주 가는 몇몇 장소에서 콜을 계속 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해서 돌아다니고 있다. 유흥업소가 전부 문을 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대 인근도 상황이 비슷했다. 술집, 실내포장마차 등 업체가 손님들에게 방명록 작성 등을 요구하며 영업을 이어간 반면 클럽 중에 문을 연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울시 명령을 따르지 않는 업체들도 일부 있었다. ‘음성화’해 유흥업소 행정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불법업소들도 문제였다. 성매매 등 불법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서울시가 파악한 유흥업소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 대기업에서 인력관리 업무를 하는 ㄷ씨는 “8일 이전에도 서울시가 유흥업소들에 일시휴업을 권고했지만 회사에서는 3~4월 (유흥 접객원이 나오는) 노래방 등에서 계속 접대를 했다”며 “애초에 접대문화가 은밀하다 보니 사회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성산업을 감시하고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다시함께상담센터 김민영 소장은 “식품위생법상 등록된 유흥업소는 파악이 쉽지만, 등록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운영하는 곳은 알기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도 문제시되는 상황인 만큼 성산업의 영업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성산업 전반과 문화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희·류인하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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