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정당서 민심 이반 영향, 당 지지율 4%p 올라 반전 기대감
심상정(왼쪽) 정의당 대표와 배복주 비례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n번방 처벌을 위한 정의당 전국동시다발 선거운동'에 참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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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의당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당은 당초 준연동형비례제도 도입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더불어시민당’에 열린민주당까지 등장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시 반등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정의당이 과거처럼 분할투표(split votingㆍ지역구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 서로 다른 정당을 선택하는 것)의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의당은 과거 여당 지지층의 분할투표 효과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8일“4년전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거대 양당이 결집해 경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구도에서는 분할투표 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한 몸인 비례전용 정당을 만든 상황 자체가 정의당이 기대할 선택지를 좁혔다는 얘기다.
진보 가치를 내세우고, 이슈 선점에 강한 열린민주당이 등장한 것도 정의당의 입지를 줄게 하는 요인이다. 정의당이 분할투표를 기대하는 진보 지지층에서 열린민주당 지지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지난 2일 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의 21%가 열린민주당을 지지했다. 정의당 지지는 16%에 그쳤다. 선거전에 뛰어든 열린민주당이 경제ㆍ노동 정책 등에 있어 진보적인 목소리 내며 이슈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의당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해,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의 경우 경영상 노동자를 해고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얼마 뒤 열린민주당 역시 정부의 경제 지원과 관련해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다. 정의당은 열린민주당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아무리 진보적인 목소리를 낸다고 하더라도 열린민주당 스스로가 민주당의‘효자’마케팅을 하며 제2의 위성정당을 자처하고 있다”고 견제했다.
정의당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 양극화를 막기 위한 민생 해법을 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지율 반등의 기미도 보인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은 지난달 17 ~19일 33%를 기록했다. 하지만 2주 만인 지난달 31일~지난 2일 조사에서 21%로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의당 지지율은 7%에서 11%로 올랐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도 정의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이 기간 8%에서 12%로 변해 분할투표 가능성도 확인됐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위성정당에 실망한 여당 지지층 일부가 과거처럼 정의당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관계자는“위성정당 합류를 거부하면서 끝까지 원칙을 지킨 것에 대한 평가가 결국 선거 당일 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정당 지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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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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