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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조국 감싼 文 상도덕 없다···유시민 1984년 세상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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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교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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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문재인 대통령)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유시민은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조직 보위론을 다시 꺼내든 것”

진보 지식인으로 꼽히는 강준만(63) 전북대 교수가 문 대통령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강성 진보 지지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7일 출간한 저서『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사상사)에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등에 이어 강 교수도 친문 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책은 293페이지, 총 8장으로 구성돼 있다. 강 교수는 3장 ‘왜 진보 언론은 자주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가’와 5장 ‘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민단체와 언론개혁의 후원이 줄어들었을까’에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강 교수는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문재인이 생각을 바꾸지 않자, 지지자들은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인식하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한 것”이라며 “조국이 사퇴했지만, 문재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제2차 국론 분열 전쟁의 불씨를 던졌다.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껏 겪은 고초만으로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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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채널 '유시민이 알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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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에 대해선 “1984년 9월의 세상에 갇혀있다”고 지적했다. 1984년 9월은 ‘서울대 민간인 프락치 사건’이 발생한 시기다. 서울대 학생들이 민간인들을 첩자로 오인해 감금, 폭행한 사건으로 유 이사장도 사건에 연루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살았다. 당시 유 이사장이 썼던 ‘항소 이유서’는 지금도 회자된다.

강 교수는 “민주화가 이루어질 대로 이루어진 오늘날에도 유시민은 그 시절의 선명한 선악 이분법의 사고 틀에 갇혀 있다”며 “진보의 대의를 위해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에서 보위해야 한다는 조직보위론을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 다시 꺼내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유 이사장)는 자신의 한마디로 KBS 사장마저 벌벌 떨게 만들고, JTBC마저 조국 사태 정국에서 ‘어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지지자들의 적으로 전락시킬 정도”라며 “유시민이 타고난 달변으로 분열과 증오 대신 관용과 화합을 외치면서 진보적 개혁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전도사로 활약했다면, 한국의 정치 지평 자체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또 “유시민을 1984년 9월의 세상에 갇혀 있게 만든 전두환 일당이 새삼 미워진다”며 “싸우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지만, 어용 저널리즘은 박정희ㆍ전두환 시대의 유물로 족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인터넷엔 자신을 ‘어용 시민’으로 칭하는 이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이들은 진보 언론마저 ‘어용’이 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를 검증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친문 지지층에게 불매운동을 당한 ‘뉴스타파’를 예로 들었다. 강 교수는 “큰 희생을 무릅쓴 언론인들에게 정부여당에 종속된 ‘기관 보도원’ 노릇이나 하라는 요구가 도대체 어떤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어용을 철저히 실천하는 북한이나 중국 언론 모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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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7일 발간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인물과사상사)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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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어용 저널리즘을 요구하는 압박은 일견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언론과 지식인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악플 공세가 두렵거나 신경 쓰여 자기검열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비판을 원천봉쇄하는 권력의 말로가 좋은 걸 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진보 언론이 어쩌다 진보 정부를 비판하면 팩트 여부와 상관없이 진보 성향 독자들로부터 ‘기레기’라는 욕이 쏟아진다”며 “보수 성향 언론도 똑같은 처지다. 기사의 기본인 ‘팩트’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고 했다.

강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많은 진보주의자가 ‘시민’을 내세워 진보 행세를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윤리적인 소비자’로 살고 있는 이중성과 위선을 깨는 게 더 시급한 일이 아닐까”라며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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