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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검은돈에 오염된 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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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부회장 등 고위직 인사들, 러시아·카타르 선정때 뇌물 받아

美폭스, 뇌물로 월드컵중계권 따… FBI "부정부패 관행 뿌리 깊어"

FIFA(국제축구연맹)의 전 고위직 인사들이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또 드러났다.

7일 미국 뉴욕 동부지방법원에서 공개된 미 연방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FIFA 부회장을 지냈던 잭 워너 전 북중미카리브연맹 회장은 2010년 12월 FIFA 집행위 투표에서 러시아를 2018년 대회 개최지로 찍어주며 500만달러(약 61억원)를 받았다. 이 '검은돈'은 러시아 측 유치 운동에 동원된 페이퍼 컴퍼니 10곳의 돈세탁을 거쳐 건네졌다.

라파엘 살구에로 전 과테말라 축구협회장도 러시아 지지 대가로 100만달러(약 12억2000만원)를 챙겼다고 한다. 그동안 금품 로비 의혹을 받아온 러시아 측은 대회 유치 과정에서 사용했던 컴퓨터를 모두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2010년 FIFA 집행위에선 2022 월드컵 개최지도 함께 결정됐는데, 니콜라스 레오즈 전 남미축구연맹회장(2019년 사망)을 비롯한 남미 출신 집행위원 3명이 당시 카타르에 투표하는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이번 수사에선 미국 방송사 21세기 폭스 임원들이 두 대회 미국 중계권을 따기 위해 남미축구연맹 임원들에게 돈을 주고 응찰 정보를 얻었다는 내용도 밝혀졌다. 폭스는 2026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중계권까지 경쟁 입찰 없이 확보한 상태다. FBI(미 연방수사국) 관계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뇌물 등 부정부패는 국제 축구계에 깊이 뿌리를 내린 관행이었다"면서 "피고와 공모자들은 축구라는 스포츠에 심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전했다.

미국과 스위스 사법 당국이 2018·2022 월드컵 유치 비리를 비롯한 축구계 수사를 시작한 2015년 이후 범죄를 인정한 사람만 26명이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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