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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종업원 100명, 강남 유명 룸살롱 코로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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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녀온 연예인에게서 30대 여성 종업원 2명 감염

日 유명 코미디언 시무라 겐도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옮아 사망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형 룸살롱 여성 종업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는 일본에 다녀온 남성 연예인과 만난 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 상태로 업소에 출근해 밤새 근무했고, 퇴근한 다음 날 증상이 나타났다. 여성이 근무한 날 해당 업소에 있었던 손님과 종업원만 총 150여명으로 알려지면서, 방역 당국은 이들 전원에 대한 추적 조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청은 "지난 2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A(여·36)씨가 지난달 27일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대형 유흥업소에서 근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일본에서 지난달 24일 입국한 남성 B(38)씨로부터 감염됐다. B씨는 26일 A씨를 만났다. 27일 오후 8시, A씨는 서울 테헤란로 대형 룸살롱에 출근했고 다음 날 새벽 5시에 퇴근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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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씨가 출근한 업소는 여성 종업원만 100명이 넘는 대형 업소다. A씨가 근무한 시간대에 룸살롱을 찾은 손님은 50~60명으로 파악됐다. 29일, A씨에게 코로나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고, 사흘간 집에서 머물다 보건소를 찾아가 받은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룸메이트이자 같은 업소에서 일하는 C(여·32)씨도 코로나에 감염됐다.

룸살롱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룸살롱은 밀폐된 실내 공간인 데다 손님과 종업원이 붙어 앉아 두어 시간 술과 음식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까지 부르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A씨 근무 시간대에 룸살롱에 다녀간 손님과 A씨 동료 종업원 등 150여명을 상대로 신용카드 사용 내역, 휴대전화 위치정보 시스템(GPS), CCTV 등을 모두 뒤져가며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업원 100여명 전원에 대한 검사를 8일까지 완료하도록 업소 측에 협조를 구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업소도 바쁘게 움직였다. 룸살롱 측은 직원과 손님 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알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자칫 '코로나 대규모 감염 거점'으로 낙인찍힐 경우,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영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8시 30분 방문한 업소 유리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평소였으면 한창 손님을 받기 시작할 시각이었다. 닫힌 문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동참하고자 임시휴업 합니다'라고 적힌 흰색 안내문이 붙었다.

A씨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 B씨는 아이돌그룹 '초신성'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슈퍼노바'라는 새로운 그룹의 리더로 활동 중인 윤학(본명 정윤학)으로 7일 확인됐다. 윤학 소속사 측은 본지 통화에서 "윤학이 A씨와 만난 것은 맞지만, 유흥업소에 간 것은 아니다"라며 "둘은 지인 사이로, 차량에서 짧게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이미 '구라부'라 불리는 유흥업소발(發) 감염이 문제로 부각된 상태다. 코로나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29일 사망한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시무라 겐(70)도 구라부에서 감염됐다. 시무라는 사망 엿새 전 일본 도쿄 긴자의 구라부에서 고희(古稀) 잔치를 열었다. 이때 오사카에서 올라온 유명 유흥업소의 고급 접대부(속칭 '마담')도 동석했는데, 이후 시무라는 물론 마담, 마담이 거느린 여종업원 2명과 오사카 업소 고객 등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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