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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걱정은 과장?…기준 바꿨더니 지난해 연금충당부채 증가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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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부세종청사의 기획재정부 건물/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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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의 나라살림을 갈무리하는 국가결산 자료가 발표될 때마다 국가부채 증가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단골로 등장한다. 언론보도나 논평 등에 등장하는 ‘나라빚 폭탄’, ‘국가부채 급증, 미래세대 부담’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부채 규모를 근거로 한 우려는 과장된 것일지도 모른다. 정부가 계산방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지난해 국가부채 증가폭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 증가규모 100조원→4조원 대폭 감소, 왜?



해마다 100조원 안팎으로 증가했던 연금충당부채가 지난해 4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 등에게 향후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으로 전체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부가 부채 추정 기준이 되는 임금·물가상승률 전망치 등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면서 부채 규모도 크게 줄었다.

7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보면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전년도(939조9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에서 2016년(752조6000억원), 2017년(845조8000억원), 2018년(939조9000억원)에 이르기까지 매년 1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2018년 국가부채는 1293조7000억원에서 1682조7000억원으로 늘었는데 연금충당부채의 급증이 주된 이유였다.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크게 낮아진 것은 지난해 회계연도부터 산정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 공무원의 규모와 재직기간을 감안해 향후 76년 동안 예상되는 평균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 10년치 평균 국고채 수익률 등을 이용해 산정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5년마다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해야 하는데 기재부는 올해 새로 전망을 준비하면서 물가상승률은 2%, 임금인상률은 3.9%로 조정했다. 기재부는 2015년 첫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은 2.1%, 임금인상률은 5.3%를 적용해 향후 부채의 규모를 추산해 왔다.

기재부는 2015년의 전망치를 토대로 향후 고령인구 증가 부담을 대비해 국가채무비율은 40%를 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산식에 활용되는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이 저성장과 인구감소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이며 부채의 규모를 부풀린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의 전망에서 사용한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은 최대한 낙관적인 기대치를 반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역시 비현실적인 기준으로 국가부채를 계산해왔음을 인정한 것이다.

■발생주의 회계원칙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언젠가 지출해야 할 금액이라는 점에서 재무제표에는 부채로 분류하지만 세금으로 갚아야 할 나라빚(채무)은 아니다. 국가 간 재정건전성을 비교할 때에도 연금충당부채는 포함되지 않는다. 확정된 금액이 아닌데다 사용자 분담금과 가입자 기여금으로 대부분 충당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혼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 미래 지급할 공무원 연금을 부채로 분류하는 이유는 한국이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2011 회계연도부터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발생주의 원칙에 따르면 실제 당장 지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언젠가 이뤄질 지출은 부채로 표기해야 한다. 미래 지급할 공무원 연금을 부채로 분류하는 것이 단적이다. 발생주의 회계원칙에 따르면 국민들이 주택청약저축에 많이 가입했을 경우에도 국가부채가 늘어난다. 역시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미국 등 12개 국가가 발생주의 회계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프랑스는 발생주의 회계 원칙을 채택했지만 국가 재무제표에 연금충당부채는 공식 부채로 분류하지 않고 주석으로만 달고 있다.

■부채 늘었지만 자산도 늘었다



경제규모가 성장하면서 국가의 부채규모 뿐만 아니라 자산 및 채권의 규모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재무제표상 국가 자산은 2299조7000억원,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부채 총액은 1743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자산은 173조1000억원, 부채는 60조2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이 부채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국가순자산은 556조1000억원이다. ‘받아낼 돈’을 의미하는 국가채권도 379조3000억원으로 전년(342조8000억원)보다 36조4000원 늘었다.

국가 자산 가운데 국유재산은 1124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조8000억원 증가했다. 토지, 건물, 공작물 등에서 매입 등 취득, 신규등록 등으로 43조7000억원 증가했고 매각 등 처분, 감가상각 등으로 9000억원 감소했다. 국유재산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장부가액 12조2087억원인 경부고속도로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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